이탈자 40명 넘는 전학대회, 안건 의결에도 차질 빚어
이탈자 40명 넘는 전학대회, 안건 의결에도 차질 빚어
  • 박선윤 기자
  • 승인 2023.05.01
  • 호수 1565
  • 1면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제2차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의 중간이탈자가 40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학대회 첫 안건인 ‘23년도 1학기 총학생회비 배분안 심의’의 경우 참여 인원이 102명이었던 것에 반해 후반에 진행된 ‘한양성소수자인권위원회(이하 성소위) 사업계획 보고 및 예산 심의의 건’의 경우 65명만이 참여해 안건을 논의했다. 즉, 두 안건 사이 중간이탈자는 47명이며, 이는 지난 1차 전학대회 중간이탈자가 27명이었던 것에 반해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중간이탈자가 늘어난 것은 이번 전학대회의 진행시간이 지난 1차 전학대회에 비해 길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전학대회 대의원으로 참석했던 공대 정학생회장 이재운<공대 자원환경공학과 15> 씨는 “전학대회 진행 시간이 길어져 대의원들이 다음날의 수업과 일정을 소화하는 것에 부담을 가진 것 같다”며 “이번 전학대회의 경우 지난번보다 2시간가량 시간이 길어졌기에 이탈자들이 더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렇게 회의가 끝나기 전 자리를 비운 중간이탈자 때문에 안건별로 논의되는 정도에 편차가 생기는 것이다. 전학대회 초반 상정된 첫 안건에 비해 회의 후반 마지막 안건의 의결인원 차이는 30명이 넘었다. 이 씨는 “아무리 가결이 된 안건이라도 얼마나 많은 대의원들의 찬성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며 “중간이탈자가 생기면 안건별로 논의 정도의 차이가 생겨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전학대회의 경우 중간이탈자로 인해 안건이 논의조차 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전학대회 말미에 진행된 재심의 안건이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된 것이다. 기타안건으로 상정돼 재심의 투표를 진행한 ‘특별조사위원회 후속 TF 사업 보고 및 결산의 건 재심의 건’의 경우 재적대의원의 과반 찬성을 기준으로 하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국어국문학과 정학생회장 장보석<인문대 국어국문학과 21> 씨는 “투표 종료 이후 출석 인원을 기준으론 해당 안건이 통과될 수 있었지만, 재적의원을 기준으로 하면 과반수 찬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씨는 “기타 안건으로 중요한 안건이 상정이 된다면 참여인원 부족으로 원활한 논의와 의결이 진행되지 않는단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해당 사안은 오랫동안 지속돼왔던 전학대회의 고질적인 문제라 지적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21년 전학대회의 경우에도 무단불참자가 73명이었고, 지난 2019년 전학대회의 경우엔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개회 이후 폐회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 총학에선 의결에 50% 이상 불참 혹은 3개 이상 의결 미참석 시 무단불참자로 간주하거나 사과문을 작성하게 하는 등의 여러 방안을 적용해왔다.

하지만 의석 참여율에 대한 기준 변경과 같은 방책은 실효성이 없었단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번 전학대회의 경우 무단불참자 기준인 의결 참여 50%를 넘긴 시점에서 이탈자가 증가했다. 대의원 다수가 해당 기준을 충족한 후 회의장을 나선 것이다. 이 씨는 “전학대회에서 안건 의결률이 50%를 넘는 것을 확인한 후 회의장을 나간 학생회장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생활대 정학생회장 남호진<생활대 건축디자인학과 21> 씨는 “기준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중간이탈자를 줄이는 것은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대의원들에게 학생대표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 A씨는 “학생 사회를 위해선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달해주는 대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학내 최고 의결기구인 전학대회에 성실하게 참여하는 것 또한 그들의 책무”라고 말했다. 또한 남 씨는 “많은 숫자의 이탈자가 발생하는 현 상황은 학생대표자들의 매우 아쉬운 행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총학생회 측도 학생대표들의 책임감있는 태도를 당부했다. 이 총학생회장은 “대의원분들이 각 학과와 단과대의 학생대표자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며 “총학생회 내부에서도 대의원들의 피로도 감소를 위해 원활한 의사진행과 의결 시간축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의원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을 통해 학내 최고 의결 기구인 전학대회가 원만하게 운영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조혜원 2023-08-01 11:54:30
대의원들은 학생대표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달해주는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총학생회도 대의원들의 피로도 감소를 위해 원활한 의사진행과 의결 시간을 축소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학내 최고 의결 기구인 전학대회가 원활하게 운영되기를 바라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