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회] 좋은 기사에 보이는 옥에 티, 이것만 개선된다면…
[독자위원회] 좋은 기사에 보이는 옥에 티, 이것만 개선된다면…
  • 나태원<국문대 한국언어문학과 17> 씨
  • 승인 2023.05.01
  • 호수 1565
  • 6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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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사 활동을 끝낸 지 약 5개월 만에 다시 한대신문에 글을 쓴다. 이번엔 제3자의 시선에서 기사를 비평하기 위해. 학업에 치이면서도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고군분투한 모습을 지난 1564호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맘 같아선 칭찬만 해주고 싶지만, 여기에선 비판적으로 글을 남기려 한다.

1면의 특조위 서기록 관련 기사는 한쪽의 입장만 과도하게 담겨 아쉬움을 남긴다. 대의원 측에서도 서기록 공개를 바라는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을 텐데, 기사엔 이것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논란의 진행 상황을 순서대로 적은 것 같지만, 중립성이 훼손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사의 목적이 ‘대의원의 일방적인 서기록 공개요청’을 비판하는 것이 아닌, ‘서기록 공개와 관련된 논란’을 다루는 것이었다면, 이런 점도 고려했어야 했다.

2면에선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ERICA캠 흡연구역’보단 ‘예체대 학생회비’ 기사를 더 비중있게 다루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 기사를 보면 전자는 1단 마지막 문단서부터 2단까지 간접흡연에 대한 피해를 말하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기 위한 의도였겠지만, 글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읽힌다. 반면, 후자는 안건과 관련된 정보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1단 마지막 문단에서 예체대 예산 삭감 결정이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결정됐다고 얘기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충분한 논의 과정은 뭘 뜻하는 걸까. 뒤에 많은 학생의 인터뷰가 나오지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분량 제한 때문에 이런 아쉬운 점들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3면은 막힘없이 읽힌 좋은 기사였다. 두 기사 다 소재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뤄졌고, 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줬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대학 사회’와 연결지어 전달한다는 종합기사 취지에 잘 부합했다.

문화면의 버추얼 휴먼 기사는 전반적으로 소재를 겉도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기술 발전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4면은 IT기사가 아닌 ‘문화’면이기 때문에 이 기술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혹은 ‘왜’ 이 기술이 대중문화계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는지 등을 깊이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대학에서 이를 활용한 사례가 있다면 다뤄봐도 괜찮았을 것이다. 그러나 기사는 개괄적인 이야기만 담고 있다. 4면은 독자들로 하여금 소재에 대한 흥미, 재미 등을 느끼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기사를 작성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기획은 소재의 시의성과 화제성이 좋았다. 그러나 지면의 대부분이 전세 사기 유형을 설명하는 데만 그친 것이 아쉽다. 현행 제도를 더 비판하거나, 이런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한 주의사항도 같이 말해줬다면 더 실효성 있는 기사가 됐을 것이다. 8면은 인터뷰이의 이야기가 잘 담겨서 읽는 내내 재밌었다. 인터뷰이의 직업이 미술작가인 만큼 사진을 통해 시각적 인상을 더 강하게 전달했으면 내용이 더 잘 들어왔을 것 같다.

안 좋은 말만 적었지만, 사실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 그러나 몇몇 옥에 티만 신경쓴다면 더 좋은 글이 나올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양질의 기사를 위해 사무실에서 밤을 지새울 기자들에 격려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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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12:07:03
기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면서도, 몇 가지 개선점을 염두에 두고 좋은 글을 더 많이 작성해주기를 바랍니다. 충분한 노력과 지속적인 발전으로 더 높은 수준의 기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