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화 속 대사이며, 죽음 앞에 놓인 모든 순간을 귀히 여기라는 뜻의 대사입니다. 아주 오래전 영화라 그 당시 어렸던 저에게 큰 귀감이 되진 못했으나 20대의 저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준 글귀였어요.
20대의 저는 늘 고민하고 혼란했고, 작은 바람에도 수없이 흔들렸습니다. 힘들게 준비한 시험을 마치고 나면 돌아오는 공허함이 왜 그렇게 힘들게 느껴졌는지 싶을 만큼 참 많이 흔들렸던 20대. 그 공허함을 떨쳐내고자 저는 돌보지 않은 채 그저 바쁘게만 살았습니다. 7시면 일어나 학교에 갔고, 방과 후에 자격증 취득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누구보다 바쁜 4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누구보다 더 열심히 놀고, 쉬고 싶은데, 그땐 왜 그리 졸업 뒤에 따라오는 ‘취업준비생’이 되고 싶지 않았는지, 공백기 없는 사회초년생이나 멋진 수트를 입은 전문직 여성의 모습을 늘 꿈꿨습니다.
하지만 학부 시절, 운동 삼아 배웠던 요가에 빠지면서 점차 수업으로 가득 한 주를 채우는 운동복차림이 제일 익숙한 요가선생님이 됐습니다. 그렇게 제가 꿈꿔왔던 모습과는 다른 제가 되었지만 그래도 그 모습이 참 좋았고, 더욱 전문적인 선생님이 되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던 20대였습니다. 대단한 성과를 이룬 것은 아니나 작은 것에 감사하고 살아가던 제 성격 덕분에 그 모습을 하루하루 아끼며 살다 보니 지금의 제가 되었네요. 잠깐의 회사 생활 후 다시 학업을 시작하니 20대에 쉼 없이 달려오던 그 힘이 바탕이 돼 지금의 쉼이 멀리 가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라 여길 수도 있게 됐고, 또 다른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온 모든 순간은 단 하나도 허투루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바쁘게 살았던 어느 날도, 우리가 잠깐 늘어졌던 시간도 모두 지금의 우리가 새롭게 달려갈 수 있는, 굳건한 시간이었을 거예요. 지금 우리가 머무는 시간이 너무나 지난한 긴 터널과 같이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큰 성장을 앞두고 수많은 흔들림을 겪을 때의 과도기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20대의 우리는 참 작은 바람에도 흔들립니다. 매 순간 교훈을 얻기도 하지만, 화살과 같은 시련과 비난에 상처받고 흔들리기도 해요. 그리고 그 상처가 너무도 크게 느껴져서 다른 일을 돌아볼 여유조차 느껴지지 않게 하죠. 힘든 순간에 나를 갉아먹는 생각과 자신에 대한 부족함이 함께 몰아쳐 올지 모르지만 조금만 더 시야를 넓혀보면 그 옆엔 나를 지켜주는 가족들과 친구들도 있고, 나를 더 단단하게 하는 나 자신도 있을 거예요.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흔들릴 때, 나 자신만큼은 꼭 나를 위로해주세요. 나를 가장 잘 위로해주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만큼 단단한 내가 되어갈 때, 세상의 다른 것들을 담을 수 있고 타인을 바라보는 건강한 시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설령 20대의 내가 이미 사랑 없이 지나갔더라도, 이제 나에게 닥쳐오는 모든 순간에, 나를 질책하기보단 늘 독려하는 사람으로 남아 모든 순간이 덤덤히 지나갈 수 있도록 해보기로 해요. 우리는 정말 소중한 존재이고, 그 어디에 비교해도 우위에 있는 사람이니까요. 우리의 가치를 높이 여겨 언제나 행복한 순간과 함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