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차세대 임상시험 생태계 이끌어 갈 ‘분산형 임상시험(DCT)’의 전망
[칼럼] 차세대 임상시험 생태계 이끌어 갈 ‘분산형 임상시험(DCT)’의 전망
  • 송은지<일반 대학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졸업> 동문
  • 승인 2023.03.20
  • 호수 1562
  • 7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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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지<일반 대학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졸업> 동문

디지털 전환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의료·바이오 시장 또한 그 성장세가 견조하다. 그중에서도 통상적으로 10여 년의 오랜 기간과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던 임상시험 업계에는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이하 DCT)’이란 큰바람이 불었다. 

DCT란, 피험자가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자택과 요양원 등 원하는 장소에서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기 및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비대면으로 참여하는 방식의 임상시험이다. 특히, 임상시험 과정 중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피험자의 모집 △동의서 확보 △임상 데이터 수집 및 관리를 가능케 한 임상시험 솔루션의 등장은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이고 연구자와 피험자 모두에게 편의성을 가져다주며 보수적인 의료 업계에도 디지털 전환이란 훈풍을 불러일으켰다. 

분산형 임상시험은 피험자들의 참여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앱을 통해서 임상 과정을 수행할 수 있게 돼 피험자는 병원 및 임상 수행기관에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물리적인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켰으며, 높은 품질의 임상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지게 했다. 피험자 중심의 분산형 임상시험은 피험자 모집 속도와 모집률 개선, 재참여율은 높이고 중도 탈락률을 대폭 감소시킨단 이점을 가져왔다. 

미국의 제약사 모더나는 mRNA(메신저리보핵산)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DCT로 진행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모더나는 DCT 솔루션으로 12주 만에 3만여 명의 임상 시험대상자를 모집하는 데 성공했으며, 스마트폰으로 임상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2023년도 글로벌 콘퍼런스와 임상 연구 관련 학회들에선 지금도 ‘DCT’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선 팬데믹 이후 DCT의 도입이 활발하다. △임상시험센터 △임상시험수탁기관(이하 CRO) △제약사 등 이해관계에 있는 기관들의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지만, 국내에서는 제도적인 한계로 진행이 더디고, 일부 제약사 및 CRO들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지난 2022년 보건복지부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원스톱 스마트 임상시험 체계 구축사업을 통해 분산형 임상시험 시범사업에 나섰으며, 올해 초 임상시험 디지털 전환 연구회가 국내 최초 분산형 임상시험의 파일럿스터디의 서울성모병원 임상 연구 윤리위원회(IRB) 승인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식약처 규제개혁 100대 과제 중 DCT가 제외되면서 현재 국내 DCT 도입에 있어 ‘*규제 과학’의 필요성을 느꼈다.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식품 △의료기기 △의약품 △화장품 분야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규제과학은 혁신 제품과 규제와의 격차를 좁히고 제품의 혜택을 빠르게 누릴 수 있도록 돕기에 주요하다. 규제의 훼손이 아닌, 불필요한 규제는 걷어내고 더욱 적절하고 명확한 규제가 필요한 것이다. 혁신적인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가 아닌, 새로운 시장 기회가 되길 바라며 DCT가 하루빨리 규제 이슈를 극복해 임상시험 시장에서 저변을 넓히고 입지를 확보하길 기대해본다.



*규제 과학 : 위험의 평가와 기준 설립과 같은 규제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규제에 관련된 지식을 생산하는 과학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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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13:44:43
디지털 전환에 따라 의료·바이오 시장의 분산형 임상시험(DCT)이 성장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규제적인 한계로 진행이 더딘 상태인데, 혁신적인 성장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제거하고 적절하고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DCT의 빠른 성장과 규제 개선을 통해 의료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