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점 다른 GPA, 환산식 개정 이어져
같은 학점 다른 GPA, 환산식 개정 이어져
  • 박선윤 기자
  • 승인 2023.03.02
  • 호수 1560
  • 3면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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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연세대에서 GPA 환산식을 개정해 이번 학기부터 적용을 예고하며 다른 대학에서도 개정을 논의하고 나섰다. GPA는 학점의 백분위 변환 점수로, 학부 만점 성적이 대학별로 4.3점, 4.5점 등으로 다르더라도 학교 간 비교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GPA는 로스쿨과 같은 전문 대학원과 취업에서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연세대 개정 내용에 따르면 이번 개정으로 해당 학교 학생들은 최종 환산점수가 0.1점에서 1점까지 오르게 돼 다른 학교에 비해 높은 점수를 취득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이미 환산식을 변경한 △경희대 △시립대 △충북대 이외에도 많은 대학에선 GPA 환산식을 개정하기 위해 TF팀을 구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GPA 환산식에 따른 유불리
이렇듯 최근 환산식 개정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학교마다 다른 GPA환산식으로 인해 같은 평점이라도 다른 점수가 산출된단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학교는 4.5점 체제로, ‘성적 평가 기준 내규 제4조의 2’에 따르면 ‘60+((평균평점-1) * 40/3.5))’를 환산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A0 평점인 4.0을 기준으로 우리 학교 환산식에 적용하면 94.29점을 취득하게 된다. 한편 동일한 A0학점에 이번에 개정을 한 연세대의 환산식을 적용할 경우 평점 평균에 10을 곱하고 57을 더해 97점을 취득하게 된다. 개정 전 56점을 더했던 것과 달리 1점을 더 더하게 되면서 다른 학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환산점수를 취득하는 것이다. 또한 서울대 환산표 기준으론 96점을 취득하게 된다. 결국 같은 평점에도 학교별로 다른 환산식으로 인해 최종 GPA 환산점수가 1점에서 2점까지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학생 A씨는 “같은 학점이어도 학교가 다르단 이유로 GPA가 낮아진다”며 “학점이 환산식에 따라 불리해지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이어 로스쿨과 같은 전문대학원 입시와 취업에 있어 GPA의 영향력이 상당하단 점에서 학생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로스쿨을 준비하는 박치영<정책대 정책학과 18> 씨는 “1배수 합격자 부근에 지원자 수십 명이 밀집돼 있는 로스쿨 입시의 특징을 고려해보면 GPA 1점 차는 매우 파괴적”이라며 “취업이나 다른 전문대학원 입시에서도 평가 요소로 사용하는 만큼 환산식 상향 조정은 합격 여부에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주요 대학 로스쿨의 경우 GPA반영 비율이 30%에서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지는 대학들의 환산식 개정 움직임
우리 학교와 환산식이 동일했던 고려대는 연세대 개정 이후 논의 끝에 GPA 환산식을 개정했다. 고려대는 지난 1일부터 전 구간에서 최종 환산 점수가 0.1~1.4점까지 오르는 환산식 개정안을 발표했다. 고려대 총학 교육시설국장 김한범<고려대 경제학과 19> 씨는 “학생들이 본교의 불리한 환산식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며 “학교 본부 측과 여러 차례의 면담을 진행해 개정안을 채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대학가의 연쇄적 환산식 개정으로 인해 우리 학교 총학생회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교 측에 건의하겠단 입장이다. 서울캠퍼스 학생회장 이소리<공대 건축학과 21> 씨는 “학생들이 GPA 환산식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전략기획국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3~4월 중으로 좋은 수업 TF를 통해 학교 측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 밝혔다. 또한 ERICA캠퍼스 총학생회장 박세원<과기대 의약생명과학과 14> 씨도 “문제를 파악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에 추후 조치할 예정”이라 말했다. 

GPA 환산식 통일 필요해
하지만 일각에선 대학마다 다른 GPA 환산식을 교육부 차원에서 통일해야 한단 의견도 나온다. 연세대 전 비상대책위원 한재준<연세대 경제학과 21> 씨는 “대학들이 GPA가 올라가게끔 환산방식을 수정하면 학점 인플레이션만 커질 뿐”이라며 “대학 간의 눈치싸움으로 인해 결국 GPA에 대한 신뢰성 하락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부처에서 환산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에선 성적을 산정하는 것은 대학의 재량이란 회의적인 입장이다. 교육부 인재양성지원과 관계자 B씨는 “대학마다 여건이 달라 자율성 보장을 위해 섣불리 GPA 환산식 통일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 「고등교육법」과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조에 따르면 입시와 성적 관리의 경우 학칙으로 정하는 사안이기에 학교장의 권한이다. 이에 교육부에선 관련 논의를 진행할 수 없단 것이다.

학교마다 다른 GPA 환산식의 유불리로 인해 학생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환산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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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14:10:21
학교 간의 눈치싸움으로 인한 문제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교육부 차원에서 공정한 해결이 필요한 문제로 보입니다.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대학 간에 통일된 GPA 환산식을 마련하여 학생들이 공평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교육부와 대학들은 학생들의 권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황예도 2023-07-28 16:23:46
학교별로 다른 GPA 환산식으로 인해 학생들이 불리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논란이 많은 상황입니다. 대학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환산식을 수정하면 학점 인플레이션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교육부 차원에서 통일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노력과 성과를 공정하게 인정하며, GPA 환산식의 신뢰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학교와 교육부가 함께 협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