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
장산곶매
  • 한대신문
  • 승인 2006.11.11
  • 호수 12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논술교육 강화해야 한다
한대신문의 모든 기사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장산곶매다. 사실을 최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스트레이트 기사와 현상을 예리하게 분석해야 하는 피처기사도 분명 어렵다. 하지만 사실과 현상을 통해 주장을 펼치고 그것을 논증해야 하는 장산곶매는 더 어렵다. 다른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중요한 하나는 대한민국 교육과정에 ‘논술’이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오는 16일,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그리고 다음해에는 제8차 교육과정이 적용된 새로운 형식의 입시제도가 도입된다. 내신등급제가 적용되며 수능시험 결과가 등급으로만 표시된다. 대학들은 이 같은 내용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보고 자체적으로 변별력을 높일 수 있는 논술고사를 강화하겠다고 한다.
이에 각 고교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수능에 내신까지 모자라 이제는 논술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공부해야 할 분량이 가중되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논술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교사들도 지도에 혼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을 보면서 정부가 대학입시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주장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근시안적인 시각에 지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그 동안 대한민국이 얼마나 논술 교육을 등한시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지식을 말과 글로 표현하고 논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능력, 스스로 사고하게 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에는 소홀해왔다. 12년의 초·중·고교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교사가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의문보다는 그래도 순응하게 하는 것이 지난날의 교육과정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갑자기 국가의 큰일인 대학입시에서 논술비중이 강화된다는 것은 큰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논술비중 확대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논술교육의 중요성을 등한시해온 그 동안의 교육정책을 재조정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논술을 등한시 하는 상황에서는 대입에서 논술이 제외되거나 축소될 경우 초·중·고교 교육과정에서 논술을 추가해야 한다는 논의는 다시 사라지게 될 우려가 크다.
현재 일선 학교에서는 논술고사에 대한 대비 때문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논술 사교육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혼란 때문에 논술을 재폐지해야한다거나 축소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원인을 분석해서 해결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물론 그 원인은 앞서 언급했듯이 그 동안 우리 교육이 논술을 너무 등한시해왔다는데 있다.
교육 정책을 이야기할 때 항상 선진국과의 비교를 하게 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미국·프랑스 등 선진국의 대입시험은 대부분 논술이다. 그들과 우리의 문화 차이와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그들이 논술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글쓰기 능력이 학력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논리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미국에서는 일선 교수들뿐만 아니라 사회학자·고교교사·심리학자·통계학자 등을 모두 불러 출제에 참여시킨다. 공정성과 객관성, 거기에 다양성까지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대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논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교육과정의 중요한 일부분으로서 자리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