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 심사평]
[2022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 심사평]
  • 유성호<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승인 2022.11.28
  • 호수 1558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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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55회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에는 많은 작품들이 응모되었다. 그 안에 배인 수많은 시간과 공력이 환하게 들어왔다. 사회적 현실이나 내면의 흐름 같은 데 초점을 맞춘 미학적 활력이 문예상의 위상을 잘 보여주는 듯했다. 응모작 가운데 심사위원은 세 편의 작품에 주목하여 각각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순차」는 죽음의 순간을 묘사하면서 그것이 단단히 여물어가는 존재론적 차원의 한 양상임을 묘파한 역설의 작품이다. 모자이크 역량과 내면의 출렁임 그리고 그로 인한 주체의 반응의 연쇄가 깊은 상호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논산2」는 꽤 밀도 높은 삶의 관찰과 표현이 장점이었다. 화자의 안정된 호흡과 인생의 깊이를 투시하는 힘이 구체성을 얻고 있었다. 심사위원은 응모작 전체 가운데 「모나리자의 사라진 눈썹」을 대상작으로 선정하였다. 구체성과 깔끔한 표현이 단연 뛰어났고, 이미지를 착안하는 과정이 매우 큰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특별히 모나리자의 눈썹이 가지는 관용적 차원 안에서, 존재론적 슬픔 안으로 웅크린 ‘나’를 찾아가는 구체성의 언어가 서정시의 본령을 잘 보여주었다. 축하드린다.

 

당선작이 되지는 못했지만 개성적 언어로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런히 쌓아온 학생들에게 힘찬 정진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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