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대신문 문예상 시 우수] 순차順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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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선<인문대 국어국문학과> 씨
  • 승인 2022.11.28
  • 호수 1558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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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페인트를 칠한 계단에서 날개를 접고 있는 

흰점박이 나비 

다음날, 날개를 활짝 펼친 채 죽어있었다 

 

거기는 녹색이 아니잖니

 

누군가 뱉어놓은 침처럼 

비가 내리는 한낮 

거울 앞에서 사슴벌레의 다리를 뜯어내고 있는 아이들 

톱날 같은 다리가 공기를 긁어내리며 툭툭

떨어지고 

나는 고개를 돌린다 저기,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운구차의 바퀴 자국을 따라 

아이들의 울음과

딱딱함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단단히 여무는 느낌이 좋아

날개의 잎맥이 마르는 순간을 기다려줘

 

자, 내 뼈는 누가 부러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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