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은 언론위에 군림하려 하는가
[사설] 대통령은 언론위에 군림하려 하는가
  • 한대신문
  • 승인 2022.10.10
  • 호수 1555
  • 7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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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은 X팔려서 어떡하나” 해외 순방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짧은 환담 이후 비속어를 사용했단 파문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2주가 넘게 대통령의 언행에 대한 온갖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 발언 자체를 넘어, 대통령과 여당이 논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대처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말이 안 되는 몰상식한 해명만 늘어놓다 이마저도 먹히지 않자 보도의 진위를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자신의 발언 참사를 언론사의 ‘자막 조작 사건’으로 취급해 덮으려한 것이다.

더욱이 한 방송사만 특정해 고발한 이른바 ‘표적고발’도 문제다. 대다수의 언론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보도하며 같은 자막을 달았지만, MBC에만 경위를 추궁했다. 이는 수차례 해명을 반복하다 결국 논란을 덮는 데 실패하자 그간 정권의 눈엣가시였던 언론사에게만 분풀이하는 격이다. 대통령비서실은 MBC에 보도 경위에 대한 상세 답변을 요구하는 압박성 공문을 보냈다. 이는 국제기자연맹(IFJ)에서 지적했듯 언론을 협박하는 전형적 사례이자 언론 탄압이다. 미국과 영국의 방송에서도 윤 대통령의 언론 탄압에 대한 풍자가 이어졌다. 국제적으로 언론 탄압사태가 비판받는 가운데 대통령은 언제까지 스스로를 속이며 나라를 혼란스럽게 할 것인가.

심지어 여당마저 발벗고나서 특정 언론사를 탄압하고 있으니 그 대통령에 그 당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당 논란을 ‘MBC의 자막 조작 사건’이라 규정하고,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MBC 사옥으로 항의 방문을 했다. 이어 대검찰청에 MBC의 사장과 기자 등을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특정 언론을 지목해 국격 훼손으로 고발하는 것은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는 보도를 하지 말란 무언의 압박이다. 더군다나 정말로 오보였다면 MBC의 보도 이후 즉시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각종 해명이 통하지 않자 부랴부랴 덮으려는 모습은 명백한 언론 탄압을 자행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이나 강조하던 대통령은 자신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이후 국정을 살펴야 할 정치권이 소모적인 정쟁을 일삼고 있으니 통탄스럽다. 더군다나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제 위기가 고조되고 챙겨야 할 민생 현안이 시급한 가운데, 대통령과 여당은 논란을 잠재우는 데만 급급하다. 이들 뿐만 아니라 야당 또한 문제를 키우고 있다. 국정 감사가 한창인 지금도 여야는 국회 상임위 곳곳에서 비속어 논란으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정감사 기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일주일에 2번 발사한 사안에 대한 논의는 제쳐두고 여야 간 2주 넘게 언론 탄압에 대한 비생산적인 싸움으로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같은 기간 역대 대통령 중 최저로 떨어지는 것은 순방에 대한 국민의 시각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돌아선 민심에 대해 경각심을 느끼고 진지하게 성찰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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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21:03:46
대통령의 언행과 논란에 대한 기사를 보면 국내 정치적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언론 탄압과 정치적 갈등은 국정 문제 해결에 지장을 초래하고, 민생 현안에 집중하는 대신 논란에만 급급한 상황은 국민의 실망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과 민심을 경각심 있게 받아들이고 성찰하는 자세로 정쟁이 아닌 국익에 따른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