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에 구인난까지, 어려움 속 학생식당
가격 인상에 구인난까지, 어려움 속 학생식당
  • 채수민 기자, 이휘경 기자
  • 승인 2022.09.26
  • 호수 1554
  • 2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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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로 오르는 식자재 값에 ERICA캠 교내 식당 가격 인상

▲ 창의인재원 식당의 식사 가격 인상 공지문이다.

 

이번 학기부터 학생복지관 식당을 제외한 ERICA캠퍼스 내 교내 식당의 가격이 잇달아 인상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교직원 식당 △창업보육센터 식당 △창의인재원 식당의 식사 가격은 각각 500원씩 올라 △5천 5백 원 △5천 5백 원 △4천 원으로 결정됐다.

교내 식당은 어떻게 운영되나
현재 학생복지관 식당과 창의인재원 식당은 학교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그 외 교직원 식당과 창업보육센터 식당은 각각 ‘아라마크’와 ‘이푸른푸드’란 외부 업체가 맡아 운영 중이다. 외부 업체 측에서 식사 가격 인상을 요구하면 교내 장학복지회가 사안의 적절함을 판단해 인상을 허가하는 방식으로 조정이 이뤄진다. 따라서 학교는 외부 업체의 지속적인 요구가 있을 경우 가격 인상을 피하긴 어렵단 입장이다. ERICA캠 장학복지회 관계자 A씨는 “이미 지난 학기부터 식당 임대 업체와 식자재를 납품하는 외부 업체 측에선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꾸준히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며 “업체 측과 협의해 학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방학 중이 아닌 2학기를 기점으로 가격을 올리기로 한 것”이라 말했다.

갑작스런 가격 인상 통보에 당황
이에 학생들은 학교 사정은 이해하지만 학생 의견 수렴 없이 갑작스레 식대가 인상돼 당황스럽단 입장이다. 평소 주 5회 이상 교내 식당을 이용하는 학생 B씨는 “갑작스런 식대 변경은 기숙사 식당을 자주 이용하는 학생들에겐 당황스러운 변화”라 말했다. 또한 학생 C씨는 “인상 이유 등 구체적인 정보가 공지된 바 없어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만에 학교 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창의인재원 식당 가격의 경우 지난 1학기 창의인재원 학생자치회(이하 학생자치회)와의 논의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려 했단 입장이다. A씨는 “지난 학기 학생자치회에 창의인재원 식당의 식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단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식당의 경우 학생들과 의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자치회 측은 2학기 식사 가격 인상에 대해선 안내받은 적이 없단 입장이다. 학생자치회 회장 권혁순<예체능대 스포츠과학부 19> 씨는 “지난 1학기 장학복지회로부터 식자재 납품 업체의 가격 인상 요구 사실을 전달받아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당장 이번 2학기 식사 가격 인상과 관련해선 아무 얘기도 듣지 못해 학생들에게 미리 공지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불가피한 가격 인상에 학생들 양해 구해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A씨는 “앞으로 학생복지관 식당의 식사 가격이 변경된다면 총학생회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할 것”이라며 “워낙 식자재값 인상이 가파른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가격 인상을 하게 된 사정에 대해 학생들이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식사 가격 인상으로 식사 질이 개선될 여지에 대해 묻는 질문엔 “사실상 현재의 가격 인상 수준만으론 급등한 식자재값을 감당하기도 버겁다”고 답했다.
교내 식당의 식사 가격 인상은 학생들에게 큰 생활비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사안인 만큼, 학교 측의 긴밀한 소통이 요구된다.

채수민 기자
 

전국적 구인난, 서울캠 학생식당에도 영향

▲ 지난 22일, 제1학생생활관 식당에 붙은 안내문이다.
▲ 지난 22일, 제1학생생활관 식당에 붙은 안내문이다.

 

지난 24일에서 25일 양일간, 제1학생생활관(이하 1생)에서 식당 조식 운영이 임시 중단됐다. 지속되는 구인난으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의 일시적 공백을 메우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에 지난 21일 장학복지회는 5개의 고시반 조교들과 협의하여 이틀간 조식 운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구인난이 장기화되고 있단 것이다. 서울캠퍼스 장학복지회 관계자 A씨는 “제1학생생활관의 경우 1년 반째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1생 식당은 코로나19 이전엔 조리 직원 6명씩 2교대로 운영됐었다. 그러나 현재 식사 인원이 어느 정도 정상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축소된 인원인 4명씩 2교대로 운영하고 있다. A씨는 “주말 조식의 경우 식사 인원이 많지 않고, 이번 주말 동안엔 고시 시험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었다”라며 “그러나 적은 인원이 높은 업무 강도를 감당하고 있어, 기존의 인력마저도 유출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 전했다.

학교는 지속적으로 구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용이<장학복지회> 부장은 “요즘은 조리와 같이 체력적으로 힘이 많이 드는 일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학교에서도 하루빨리 인력 충원을 하기 위해 성동여성인력개발원에 구인 공고를 올리는 등 다방면으로 구인 중”이라 전했다.

한편, 지난 7월 서울대에서도 하계 방학 기간 동안 1천여 명의 대학원생들이 이용하는 학생 식당을 휴점해 한차례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같이 대학 내 식당들도 전반적인 구인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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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23:38:55
가격 인상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과 당황은 이해할 수 있으며, 학생들의 의견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구인난으로 인한 학생식당 운영의 어려움도 심각한 문제로서 대학 측에서는 빠른 인력 충원과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학생들의 학교 생활에 필수적인 식당 운영은 학생복지 증진에 기여하는데, 적절한 대응과 소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