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직선제 투표 비율 서울권 대학 첫 합의, 시작부터 논란
총장 직선제 투표 비율 서울권 대학 첫 합의, 시작부터 논란
  • 박선윤 기자
  • 승인 2022.09.19
  • 호수 1553
  • 3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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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한국체육대(이하 한체대)에서 총장 선거의 투표 비율에 대한 결정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해당 결정에 학생들과의 합의가 부족했고 단순 과반수로 의결됐단 것이다. 이에 한체대 총학생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투표 비율 결정 철회 △학생과 동수 협의체 구성 △학생 투표 비율 확대를 요구했다. 
 

▲지난 8일 한체대에서 총장 선거 투표 비율 결정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8일 한체대에서 총장 선거 투표 비율 결정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체대는 지난 2018년부터 총장 직선제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엔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교원이 일방적으로 총장 투표 비율을 결정했다. 이에 지난 2018년 총장 선거에선 △교원 △직원 △학생이 각각 △83.3% △11.7% △5% 비율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지난해 「교육공무원법」이 개정돼 총장 선거의 투표 비율을 학교 전체 구성원의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 선정’ 부분에서 ‘교원’이 ‘△교원 △직원 △학생’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개정 이후, 지난 6일 3주체의 총장 투표 비율을 결정하기 위한 대학평의원회가 열렸다. 학생 대표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모든 구성원이 동일한 투표 비율을 갖는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이 충돌하면서 의장 진행 하에 논의가 중단되고 바로 표결이 이뤄졌다. 그 결과 총 14명의 위원 중 절반이 교원으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과반수 의결을 통해 ‘교원:직원:학생의 투표비율 100을 기준으로 각각 70:20:10으로 한다.란 제1안이 통과됐다. 

학생 대표 측은 해당 결과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체대 총학생회장 송석<한체대 스포츠청소년지도학과 18> 씨는 “교원들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협의체에서 특정 구성원만 찬성하는 결과를 낸 것은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던 관련법 개정 전과 다를 바가 없다”며 “법령에 명시된 대로 충분한 논의를 통한 만장일치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원들은 구성원의 투표 비율을 동일하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단 입장이다. 대학평의원회 의원 박호근<한체대 교양교직과정부> 교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학교 운영에 반영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구성원 동률 투표 채택은 시기상조이고 평균적으로 총장 직선제를 실행하고 있는 다른 학교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제1안이 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 대표는 다른 학교 사례와 비교하는 것보다 학교 자체 내 합의가 중요하다고 반발했다. 송 총학생회장은 “한체대는 「교육공무원법」 개정 이후 모든 구성원이 투표 비율을 합의하는 서울권 첫 학교”라며 “다른 학교와 사례를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체대 총학생회 측은 앞으로도 계속 학생 투표 비율 확대를 위한 행동을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송 총학생회장은 “학생 투표 비율을 확대해 형식적이고 명분뿐인 직선제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참정권을 행사하고 모든 구성원의 의견으로 만들어지는 총장 선거를 희망한다”며 “국민권익위원회 신문고에 정식으로 민원을 넣을 것이고, 직원 노조와 상의 후 법적 소송 또한 진행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총장 직선제는 학교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교육공무원법」 개정에 따라 투표 비율 개정이 이뤄진 서울권 첫 학교이기에 그 합의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제공: 한국체육대학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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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23:58:02
한체대 총장 선거의 투표 비율 결정과 관련하여 학생들과의 합의 부족과 단순 과반수 의결이 논란이 되고 있군요. 학생 대표들이 학생들의 목소리를 더욱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이해됩니다. 대학 내 구성원들 간의 합의가 중요하며, 학생 투표 비율 확대를 통해 민주적인 총장 선거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한체대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발전하는 모습이 보여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