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PRIDE] 풍악을 울리다, 탈
[한양PRIDE] 풍악을 울리다, 탈
  • 임민영 기자
  • 승인 2022.09.05
  • 호수 1552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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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ERICA캠퍼스의 종합예술동아리 ‘탈’은 43년째 △사물놀이 △탈춤 △풍물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양캠퍼스 모두 풍물패가 있지만 세 가지 민속문화를 모두 소화하는 동아리는 ‘탈’이 유일하다.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동아리 ‘탈’의 회장 김예봄<과기대 분자생명과학과 18> 씨와 부회장 신모세<공학대 기계공학과 17> 씨를 포함한 부원 여섯 명을 만나봤다.
 

▲ 인터뷰에 참여한 ‘탈’의 여섯 부원들의 모습이다.
▲ 인터뷰에 참여한 ‘탈’의 여섯 부원들의 모습이다.

| 민속문화연구회, ‘탈’

동아리명 ‘탈’의 소개 부탁한다.
김예봄<과기대 분자생명과학과 18> 씨: ERICA캠의 개교와 거의 동시에 생긴 동아리이며 정식명칭은 ‘민속문화연구회, 탈’이다. 창설 당시 선배들이 가장 많이 한 활동이 강령탈춤이라서 이를 동아리명에 반영하려 했다고 들었다. 현재는 간추려서 ‘탈’이란 명칭만 쓰고, 행사나 공연에서만 정식 명칭으로 우리 동아리를 알리고 있다.

현재 어떤 활동을 주로 하고 있나.
예봄: 현재 주 1회 두 시간씩 연습하고 있다. 지난 학기엔 임실필봉농악의 가락을 중심으로 연습했고 이번 학기엔 고성 오광대 탈춤의 기본 동작들과 소고 놀음을 연습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11월엔 정기 공연이 예정돼 있어 지금보다 더 자주 연습을 가질 계획이다.

그럼 곧 정기 공연이 열리는 것인지.
예봄: 그렇다. 코로나 때문에 지난 2년 동안 공연을 올리지 못했는데 드디어 정기 공연을 한다. 오는 공연에선 임실필봉농악을 시작으로 고성 오광대 탈춤에 이어 웃다리 사물놀이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오랜만의 정기 공연인 만큼 열심히 연습해서 그간 쌓아온 기량을 마음껏 뽐내려 한다. 정기 공연 외에도 ERICA캠의 풍물패 연합회에서 개강이나 종강 때 진행하던 공연이 있는데 이 행사는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학교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으니 이 행사도 곧 할 수 있을 거라 희망한다.


| ‘탈’이 들려준 우리 문화

민속문화가 가진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신모세<공학대 기계공학과 17> 씨: 사실 악보만 보고 그 음악의 흥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민속문화는 기본 가락을 다양하게 변주시키면서 흥을 돋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함께 즐기는 것에 의미가 큰 문화라 공연을 잘해야 한단 압박감이 적다. 이렇듯 민속문화를 선보일 때 모두가 편한 분위기에서 놀 수 있단 점도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고성 오광대 탈춤 △웃다리 사물놀이 △임실필봉농악 등 다양한 민속문화를 다루는데 이렇게 넓은 분야를 다루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예봄: 부원들이 선호하는 민속문화를 가장 활발히 다루는 동아리의 특성 때문이다. 시기에 따라 부원들이 좋아하는 분야가 추가되거나 바뀐다. 시대에 따른 민속문화의 트렌드 때문에 생기는 일인데, 시기마다 하나씩 축적되다 보니 다양한 민속문화를 다루게 됐다.

한 동아리 안에서 △사물놀이 △탈춤 △풍물 모두 선보이고 있는데 각각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세: 사물놀이는 악기들의 합주가 화려해서 이목을 끄는데, 그 이면엔 연습을 통해 합을 맞춘 연주자들의 유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꽹과리 소리와 함께 시작한 음악에 각 연주자는 이 소리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자신이 맡은 악기에 어느새 몰두하게 되는데 그러면서도 서로의 연주가 모여 조화를 이룬단 점에서 쾌감이 있다.
예봄: 탈춤에 참여하는 부원은 적지만 그 무대에서 나오는 시너지가 관객을 만났을 때 그 호응이 크다. 열심히 연습한 탈춤을 선보이면서 뿌듯함도 느끼고 우리가 꾸민 공연에 희열감을 느끼곤 한다.
신은우<공학대 전자공학부 22> 씨: 풍물은 다 같이 뛰어노는 느낌이 있어서 편한 분위기에서 오는 매력이 있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단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전북 임실군 필봉문화촌에서 진행하는 농악전수교육에 참여했다. 일주일 동안 무형 문화재인 임실필봉농악을 배웠는데 어땠나.
은우: 이번에 기본 가락을 중점으로 배우면서 농악의 기초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예능보유자들의 지도를 받으면서 기본 가락을 터득하고 농악의 동선도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어서 일주일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참여했다.
예봄: 코로나 이전엔 매년 두 번씩 방학마다 교육을 받았는데, 드디어 3년 만에 임실에 다녀왔다. 이번 교육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변주 가락을 터득할 기회를 가졌다. 임실필봉농악이라는 무형문화재를 전수받기 위해 꾸준히 임실에 가다 보니 부원들 모두 자연스럽게 농악을 배울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 임실필봉농악 전수교육 마지막 프로그램인 대동판굿을 준비한 부원들의 모습이다.
▲ 임실필봉농악 전수교육 마지막 프로그램인 대동판굿을 준비한 부원들의 모습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동아리 내에서 어떤 점이 발전했나.
이준호<공학대 국방정보공학과 22> 씨: 이전엔 북이 가장 쉽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교육에서 쇠(꽹과리)를 배워 보니 생각보다 재밌었다. 항상 북만 쳤는데 이렇게 전수교육을 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나에게 맞는 또 다른 악기를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은우: △북 △쇠 △장구 모두 한 번 칠 때 생기는 반동으로 표면을 다시 쳐야 하는 타법이 있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타법이어서 이를 터득하기 위해 계속 연습했는데, 배우고 연습할수록 부족한 점이 발견됐다. 이번 교육에서 이를 꾸준히 보완해서 타법을 새로 터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러 풍물패를 만나 다른 학교의 동아리 진행 방식을 알아가면서 더 재밌는 연습법을 배워 우리 동아리에 적용할 수 있었다.
 

▲ 꽹과리 연습을 하고 있는 부원들의 모습이다.
▲ 꽹과리 연습을 하고 있는 부원들의 모습이다.

 

▲ 장구 연습을 함께 하고 있는 부원들의 모습이다.

지금까지 한 공연 중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나.
진충후<국문대 중국학과 17> 씨: 오래된 일이지만 지난 2017년 정기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 보통 공연의 모든 무대를 참여하진 않는데 당시 공연 때 △사물놀이 △탈춤 △풍물 무대에 모두 참여했다. 공연 준비 단계엔 실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였지만 매일 열심히 연습해 모든 공연에 오를 만한 실력을 키웠다. 덕분에 부원들의 인정을 받아 당시 공연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 연습 기간은 힘들었지만 그만큼 뿌듯했던 공연이다.
 

| ‘탈’이 풀이할 미래

재학생들이 민속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면 좋겠나.
예봄: 민속문화의 악기와 탈춤은 일반 대중에게 친숙하진 않은 편이다. 게다가 타악기다 보니 단순 소음으로 여기는 사람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부분이 아쉬운데 우리 문화인 만큼 우리가 지키고 이어가야 한단 생각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

‘탈’이 꼭 하고 싶은 공연이나 행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모세: 안산시에서 주기적으로 거리극축제를 한다. 온 시민이 참여하는 규모가 큰 행사인데 이 행사에 참여해 좋은 경험을 쌓고 우리 동아리를 널리 알리고 싶다.
예봄: 서울캠퍼스의 풍물패 동아리는 봄에 주변 상가를 돌아다니면서 복을 부르는 행진인 마당밟이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탈’도 나중에 이런 행사를 진행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한양PRIDE

동아리 활동을 통해 부원들과 함께 쌓고 싶은 추억이 있나.
예봄: 교외에서 대학생 풍물패 연합회 필봉농악을 하면 개인기를 선보이는 시간에 항상 혼자서만 탈춤을 췄는데 부원들과 함께 탈춤 무대를 꾸며보고 싶다.
 

▲ 탈춤 연습을 하고 있는 '탈' 회장의 모습이다.
▲ 탈춤 연습을 하고 있는 '탈' 회장의 모습이다.

앞으로 어떤 동아리로 재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싶은지.
모세: ‘인싸집합체’의 이미지로 다가가려 한다. (웃음) 즐길 줄 알고 끼가 많은 친구들의 모임으로 재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저기 들어가면 나도 대학 생활 즐길 수 있겠다’란 이미지가 있는 동아리였으면 좋겠다.

어떤 학생들이 이 동아리에 맞을 것 같나.
이승진<공학대 재료화학공학과 22> 씨: 흥이 많은 친구들이 잘 맞을 것 같다. 돋보이는 흥과 끼가 아니어도 된다. 즐길 줄 알고 함께 재밌게 놀 수 있으면 누구든 잘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동아리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예봄: ‘우리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우리 동아리를 제일 잘 표현하는 문장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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