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이제 대학보도부장!~!♡
[취재일기] 이제 대학보도부장!~!♡
  • 지은 기자
  • 승인 2022.08.29
  • 호수 1551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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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 은대학보도부 부장
                                                         ▲ 지은<대학보도부> 부장

가볍게 한대신문의 문을 두드렸던 새내기 수습기자가 어느덧 대학보도부의 부장이 됐다.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못 버틴다던 방중회의를 두 번이나 눈물 한 방울 없이 보냈다. 학내를 떠들썩하게 만든 탑 기사도 몇 번이나 썼고, 의지하던 선배 기자들은 하나 둘 씩 신문사를 떠났다.

사실 학보사 활동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학교에서 더러운 모습으로 밤을 새며 일을 하는 것은 물론이요, 취재 걱정에 매일 밤을 전전긍긍하며 보낸다. 자식같이 아끼던 글을 첨삭 받고 훅훅 쳐내면 마음이 쓰라릴 정도다. 어른들은 어찌나 불친절한지, 밝고 당찬 성격임에도 차가운 말투의 인터뷰 목소리에 푹 주눅이 든다. 그럼에도 필자는 오뚝이처럼 버텨 어느덧 대학보도부장으로서의 마지막 학기를 바라보고 있다.

누군가가 보면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아무나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두 학기 동안 필자가 속한 85기의 동기들 7명이 한대신문을 중도 포기했다.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서, 도무지 답을 모르겠어서, 다른 구성원의 작은 말에 상처를 받아서… 63년 동안 되풀이되는 중도 포기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이처럼 불가피한 수많은 이유에도 자리를 지킨 필자는 그저 스스로가 대견할 뿐이다.

‘어떻게 버틸 수 있었는가’란 질문엔 학보사의 식구들이 금세 떠오른다. 모두가 말하는 식상하고 재미없는 대답이지만 전심을 다해 ‘사람’ 덕분에 버틸 수 있는 공간이다. 미소를 짓게 만드는 크고 작은 말과, 눈만 마주쳐도 웃게 만드는 얼굴들은 학보사 안에서 행복함을 느끼도록 한다. 이러한 소소한 감정은 수많은 사람을 학생회관 4층에 붙들어 놓고, 이 줄기는 새로운 기자로 이어나가 한대신문을 구성한다. 마감회의 중 지쳐 야식으로 먹었던 아구찜과 쪼그려 잤던 새벽의 기억, 반복되는 자잘한 실수에 대한 분노,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다렸던 인터뷰 답변 소식은 한대신문을 행복한 추억 덩어리로 만들게 할 뿐이다.

기자가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 학보사 면접에서 받았던 질문이다. 필자는 ‘객관성’이라는 모호하고 어울리지 않는 정답을 갖고 학보사에 들어왔다. 하지만 기사가 꼭 갖춰야 할 객관성은 기자에겐 막상 도움이 되지 못한다. 기자는 기울어진 마음을 가져야 발을 움직일 수 있다. 무언가를 사랑하고, 공감하는 편향된 마음이 기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내 기사를 사랑해서 끝까지 책임지고자 하는 마음, 동료들을 사랑해서 힘들어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마음, 학교와 세상을 사랑해서 지면에 이야기를 꾸역꾸역 싣고자 하는 마음 말이다. 필자는 기울어진 채로 꼿꼿하게 버텼다.

여기저기 자문만 구하던 막내 기자가 이제 부장이 돼 대학보도부를 이끌어보려 한다. 깊지만 칼처럼 날카롭게, 밝은 면을 어둡게 포착하는 기사를 준비하고자 한다. 매끈해보이는 세상의 뒤를 섬세하게 파볼 것이다. 부끄럽지만 취재일기를 통해 필자 자신을 격려하며 부장으로서의 새학기를 다부지게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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