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서울캠퍼스 사회대 학생회 구성원들이 해당 단과대 소속 학생들과 함께 ‘5·18 광주 민주항쟁 42주년 진보대학생넷 광주 순례(이하 광주 기행)’에 참여했다. 그러나 위 행사에서 본래의 목적인 5·18 민주화운동 추모와 관계없는 정치적 집회가 진행됐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이 행사가 비공식적으로 조직됐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대 학생회장이 자신의 공적 직책을 내걸고 정치적 발언을 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당시 광주 기행의 저녁 프로그램인 ‘5·18 민중항쟁 정신계승 전국대학생문화제’는 단순 추모 행사로 소개됐으나 그 실상은 달랐다. 광주 민주화 운동 추모와 관계없는 △사드 배치 반대 △주한미군 철수 △한미연합훈련 중단 △현 정부 규탄시위 등이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사전에 공지된 바가 없었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 A씨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추모하는 문화제라고 알고 있던 행사가 반미·반정부 집회여서 당황스러웠다”면서 “정치색이 강한 행사에 의도치 않게 참석하게 돼 불쾌했다”고 전했다
또한, 본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 인원을 조직한 인원이 대부분 사회대 학생회 간부라는 점과 더불어 사회대 정학생회장이라는 본인의 공식 직책을 내걸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학생 B씨는 “단과대 학생회장의 직책을 걸고 이 같은 집회에 참여한 것은 개인의 정치적 신념을 강요한 것”이라며 “사전에 행사의 성격을 알았다면 사회대 이름을 내거는 것을 반대했을 것”이라 입장을 전했다.
이 밖에도 단과대 차원에서 광주 기행 참여에 대한 안내가 공식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즉, 단과대 정학생회장이라는 직책을 걸어 어느 정도 사회대의 대표성을 띨 수 있는 활동임에도 대다수의 사회대 학생들에겐 이에 대한 공지조차 없던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C씨는 “학생회 측의 안내는 전해 들은 바 없어 친구를 통해 기행이 있다는 것을 듣고 참여하게 됐다”며 “기행 참여를 제안 받은 학생들은 정치 성향에 기반해 선별된 듯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인원 모집은 학생회 소수 간부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사회대 학생회장 정아람<사회대 정치외교학과 18> 씨는 별도의 입장문에서 “사회대 학생회 차원에서 간 것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순수하게 광주 민주화 운동을 추모하고자 행사에 참여한 것”이라 해명했다. 또한, 공식적으로 행사 참여 인원을 모집하지 않았단 비판에 대해선 “단과대 공식 행사가 아니라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회대 학생들 중 역사에 관심이 있는 경우 기행을 제안했고, 제안한 경우 외에도 참여를 희망했던 분들과 함께 광주에 다녀왔다”며 대표성을 띤 활동이란 점을 부인했다.
하지만 정 씨는 행사 중 상영된 영상에서 우리 학교 사회대 학생회장임을 드러내며 개인이 아닌 단체의 대표로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중계 영상에서 정 씨는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으로 소개됐는데, 이는 개인 자격으로 행사에 참여했단 정 씨의 주장과는 상반되며, 정 씨 역시 학생회장의 직책으로 발언한 것이 자칫 경솔하게 비칠 수 있다고 사과했다.
이렇듯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사회대 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학생회장의 직책으로 행사에 참여한 건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정치적 색채가 강한 집회에 원하지 않게 참여하게 된 피해자 학생들에 대한 사과는 여전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