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A캠, 156억 원 홀로 떠안나?
ERICA캠, 156억 원 홀로 떠안나?
  • 김동현 기자
  • 승인 2022.05.23
  • 호수 1549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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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ERICA캠퍼스 제2과학기술관 앞, 서명운동을 위한 부스가 마련된 모습이다.
▲ 지난 9일 ERICA캠퍼스 제2과학기술관 앞, 서명운동을 위한 부스가 마련된 모습이다.

신안산선 한양대역의 교내 출입구 신설을 둘러싸고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안산시 △한양대가 타당성이 있단 사실에 의견을 같이했다. 이젠 출입구 신설을 위한 대금 마련만을 남겨두고 있다. 신안산선 민간투자 사업자인 ‘넥스트레인’에 따르면, 교내 출입구 신설을 위해 156억 원가량의 막대한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학교는 안산시와 협의를 거쳐 공사 대금을 마련해 최종적으로 국토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안산시는 교내 출입구 신설 대금 분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현재로선 우리 학교만이 해당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해야 될 처지에 놓이게 된 셈이다. 

지난 2020년 신안산선 착공이 시작됐다. 신안산선이 개통될 경우, 여의도를 기준으로 우리 학교까지 25분이면 접근할 수 있어 학내 구성원들의 많은 기대가 모였다. 그러나 한양대역의 출입구가 학교와 정반대에 위치한 안산호수공원(이하 호수공원) 부지 내 단 한 곳에만 설치될 것으로 결정돼 논란이 불거졌다. 출입구가 호수공원에만 설치될 경우, 실제 학교와의 거리로 인해 한양대역이란 이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불편함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이에 당시 총학생회(이하 총학)인 제38대 총학은 학생 서명운동 및 안산시 관계자 간담회 등을 통해 교내에 출입구 신설을 건의했다. 복수의 취재원에 의하면 국토부 역시 타당성을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 지난 4월 호수공원 쪽에 위치한 한양대역 출입구 공사가 한창인 모습이다.
▲ 지난 4월 호수공원 쪽에 위치한 한양대역 출입구 공사가 한창인 모습이다.

그러나 교내 출입구에 대한 수요가 명확히 확인됐음에도 여전히 이와 관련해 우리 학교와 안산시 간 결정된 바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ERICA캠 김연산<총무관리처> 처장은 “한국교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교내 출입구가 신설될 경우 우리 학교 학생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 모두 호수공원 쪽 출입구보단 교내 출입구를 이용할 것으로 확인 됐다”며 “추후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는 캠퍼스 혁신파크를 고려했을 때 그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타당성 분석 결과, 한양대역의 전체 이용 가능 수요 7만 9천여 명 중 80%가량은 인근에 위치한 대학동, 해양동 주민일 것으로 예상됐다. 안산시 역시 교내 출입구 신설의 당사자로서 156억 원에 달하는 건설비용 부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씨는 “안산  시민에게도 편익이 돌아가는 만큼 안산시 역시 공사의 주체로서 대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총학 측 대처는 빠르게 이뤄졌다. ERICA캠 총학생부회장 박세원<과기대 분자생명과학과 14> 씨는 “학교의 비용 부담으로 학생들에게 돌아갈 복지가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며 “학생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총학 차원에서 대처한 것”이라 답했다. 총학은 이와 관련해 ‘왜 우리의 등록금으로 부담해야 합니까’란 제목의 대자보를 붙이고, 서명운동을 벌였다. 전현우<국문대 중국학과 15> 씨는 “학내 구성원과 안산시민 모두가 이용하는 시설인데 우리 학교가 전체 건설비용의 대부분을 짊어지는 것은 부당한 측면이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우리 학교와 안산시 간의 비용 문제가 협의된다면 교내 출입구 신설 문제는 빠르게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신안산선과 관련된 최종 권한을 갖고 있는 국토부 철도투자개발과 관계자 B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ERICA캠퍼스 내 출입구 신설의 경우 ‘*원인자부담’이란 특성을 갖고 있어 156억 원에 달하는 대금 문제 해결이 관건”이라며 “국토부 차원에서도 본 사안이 타당성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대금 문제만 조속히 해결될 경우 교내 출입구는 신설 승인 문제는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이라 답했다. 결국 교내 출입구 신설은 우리 학교와 안산시의 숙제로 남은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156억 원을 누가, 몇 대 몇으로 부담할 것인가란 문제가 놓여있다.

이를 둘러싼 공방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방선거) 이후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를 보름 앞둔 현시점, 한양대역의 교내 출입구 신설은 안산시의원 후보자들의 공약일 뿐 아니라 안산시장 후보의 주요 공약이기도 하다. 안산시 교통정책과 관계자 C씨는 “사업비 부담에 대해서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며 “향후 새로운 시장이 뽑힌 이후에나 구체화될 것 같다”고 답했다. 우리 학교 역시 안산시가 협의에 나설 경우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한승<ERICA캠> 부총장은 “교내 출입구가 신설된다면 우리 학교와 안산시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 전했다.

덧붙여 총학은 서명운동으로 수렴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새로운 시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교내 출입구 신설과 156억 원을 둘러싼 논란의 향후 전개에 학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안산시민 모두의 관심이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안산시는 교내 출입구 신설에 대한 책임을 우리 학교에만 떠넘기지 말하야 할 것이며, 이해관계자로서 조속히 협상 테이블에 나올 필요가 있다.


*원인자부담: 재화, 서비스 제공에 드는 비용을 수혜 주체가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 제공: 대보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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