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총학선거를 보는 우려와 기대
안산 총학선거를 보는 우려와 기대
  • 성명수 기자
  • 승인 2006.11.06
  • 호수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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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총(여)학생회 선거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총학, 총여 선거 모두 경선으로 치러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1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하고 열린 선본합의는 이번 선거가 얼마나 치열하게 진행될지를 가늠케 하는 좋은 잣대가 됐다. 총 4개의 선본을 총 지휘할 세 명의 선본장들은 이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노력들이 도를 넘어 감정적인 대립으로까지 이어져 과연 이 선거가 깨끗하게 치러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했다. 특히, 열정PLUS 선본장의 ‘집권당’, ‘선수들끼리’, ‘1백50대 20’ 발언은 매우 적절치 못했다. 또 합의 내내 ‘학우들을 위한’을 강조한 희망투게더 선본장은 본인이 싫으면 안 된다고 버티며 합의를 지연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 선거와 학생회 선거는 달라야 한다고 각 선본장들은 주장하지만 정치인들이 국민을 팔아먹는 행위와 선본장들이 학우 운운하는 것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또 학우들이 선거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하면서 상대방 선본의 홍보효과가 더 높다고 판단되는 합의내용에 대해서는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는 결코 정치와 다름을 표방하는 학생회 선거의 성숙함과 순수함이 아니다.
물론 선거를 준비하는 선본장들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게 합의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양보하지 않는 자세는 곤란하다. 그나마 중재안을 활발히 제시하고 최대한 개입을 자제한 중선관위원장과 공학대 학생회장을 보면서 최소한 중선관위는 깨끗한 선거를 치르는데 일조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재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양보할 건 양보한 총여 언니들의 전성시대 선본장의 배려에도 박수를 보낸다.
이번 선거는 분명 호재가 많다. 지난해, 단선이었던 총여 선거는 올해 경선으로 치러지며 선거에 나온 후보자 8명의 소속단과대가 총 5개로 고루 분포돼있다. 또한 예년에 비해 날씨도 따뜻하다. 지난해에 간신히 넘겼던 50% 투표율을 넘어 55%까지도 감히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선거 구도도 재밌다. 지난해 개표장에서 부총학생회장이 밝혔듯 어렵게 총학생회에 당선된 열정plus가 연이어 학생들의 신임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 총학이 나름대로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선택은 어떨지 궁금하다.
희망투게더가 당선될 경우 우리학교 최초의 여성 총학생회장이 탄생하는 역사를 보게 될 것이며, 2년 전 사무국장이었던 정후보는 2년 만에 총학생회장 신분으로 다시 총학생회실에 입성하게 된다.
어떤 후보자가 당선이 되던 중요한 것은 선거 그 자체다.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투표율을 50% 선에서 지켜내기 위해 각 선본은 물론이고 중선관위 차원에서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 대표자를 뽑는 선거이니 만큼 주인의식을 가져달라’는 식의 의무적 접근이 아니라 투표를 하지 않으면 아까우리만큼 흥미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고발과 비방으로 시끌벅적한 선거분위기는 지양해야 하며 식상한 색깔·이념 논쟁은 더더욱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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