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모든 개체를 사랑해야 할 이유
[아고라] 모든 개체를 사랑해야 할 이유
  • 지은 기자
  • 승인 2022.05.09
  • 호수 154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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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은<대학보도부> 정기자

우리 모두는 매일 수많은 개체와 눈을 맞추고 목소리를 듣는다. 마주치는 모든 개체와 그들이 가진 작은 특징들은 전부 사랑받아 마땅하다. 가령 인간 한 명 한 명이 가진 모든 것은 너무나도 가치있다. 한 인간이 일생 동안 공기와 부딪혀 만들어진 목소리는 그의 정체성을 결정하고, 그에게 갖춰진 사상은 그가 어디서 무엇을 경험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유일무이해 소중하다.

이런 개체를 향한 사랑의 마음은 인식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얻을 수 있다. 사랑하고자 굳게 마음먹고 세상을 아름답게 보아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차갑고 척박한 세상 속에서 이러한 따스한 태도를 향유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혐오가 세상에 만연하다. 요즘 인터넷에 접속해 어떤 페이지를 열든 혐오로 가득찬 날카로운 말이 창을 메운다. 이유 없이 누군가를 타자화해 비난의 목소리를 던져 갈등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지금의 세태이다. 어쩌다 우리 세상은 타인을 사랑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을까?

필자는 양파 실험에서 그 답을 찾았다. 이 실험에서 욕설과 같은 부정적인 말을 들은 양파는 아예 성장하지 못하거나 썩어 버리고, 칭찬과 같은 긍정적인 말을 들은 양파는 쑥쑥 성장한다. 우리 사회는 이미 나쁜 말을 들은 양파가 돼 부정적이고 썩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부정적인 말을 세상에 쉽게 내뱉고 이 말은 혐오의 기운을 만든다. 이러한 기운은 세상을 점점 부식시켜 그 자체로 썩어 문드러지게 해 또 다른 부정적 목소리를 만들어낸다. 이같은 악순환이 지속되니 세상엔 사랑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기 어려운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비난적 행위가 세상을 썩은 양파로 만들어가는 것에 일조한다 생각하면 혐오 발언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돌고 돌아 피해를 보는 것은 자신이며, 이에 따라 모든 개체가 자신과 연결된 것이라 인식하면 비난의 마음을 쉬이 가질 순 없을 것이다. 그 대신 세상을 사랑받는 양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모든 개체의 아름다움을 인지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개체의 현존하는 의미를 찾으려 하면 또 다른 아름다움이 새로이 보일 것이다. 모든 개체가 지닌 역사에 주목하고 그것의 가치를 찾으려 하면 또 다른 재미가 느껴질 것이다. 이러한 아름다움 속 타인이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고리의 한 축이라 생각하면 그것을 더욱 소중히 여길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결국엔 타인을 사랑하게 된다.

타인에게 사랑을 받게 되면 개체는 긍정적인 양파가 돼 사랑의 기운을 전파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의 시작은 다시 세상을 사랑의 물결 속으로 집어넣게 되리라. 긍정적 세상의 기운은 또다시 그 안에 거주하는 모든 개체에게 밝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모든 개체와 세상을 사랑하기 위해 눈을 돌려 타인의 특별한 색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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