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인이 새로 쓰는 ‘新’ 한양 8경
한양인이 새로 쓰는 ‘新’ 한양 8경
  • 나병준 기자, 박지민 기자, 이윤서 수습기자, 임민영 수습기자
  • 승인 2022.05.09
  • 호수 1548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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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인과 앞으로도 함께할 사자상

한양대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제일 먼저 보이는 사자상은 서울캠퍼스를 대표하는 장소다. 지난 1966년 지어진 사자상은 당시 치러진 졸업식을 기념하기 위해 조각가 전뢰진 씨의 손을 거쳐 제작·설치됐다. 그 덕에 사자상과 그 주변의 전경은 ‘한양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됐다. 

실제로, 공민오<의대 의예과 21> 씨는 “한양대를 상징하는 사자상이 주변에 있는 역사관 건물과 어우러져서 마음에 든다”며 사자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탁 트인 공간에 있는 사자상을 보면 내가 한양대 학생임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뿐만 아니라 교수 등 여러 교내 구성원들에게도 명소로 꼽힌다. 김윤지<예체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는 “학교에 들어왔을 때 사자상이 뿜어내는 용맹한 분위기에 때때로 압도되곤 한다”며 “이런 면이 우리 학교 학생들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 같아 좋다”고 전했다. 또한 김 교수는 “사자상 주변의 경치가 인근의 건물들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캠퍼스의 모습을 한층 아름답게 해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사자상은 서울캠의 마스코트로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었다.

학내 다른 건물들이 세월의 풍파를 겪고 변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사자상 만큼은 60년 가까이 제자리를 지키며 우리 학교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한양인 모두가 사랑하는 사자상이 앞으로도 우리 학교를 오래도록 대표하기를 바란다.

 

한양의 변화를 보여주는 자연대의 과거와 현재

서울캠의 ‘고공대’ 중 등교만 해도 힘들다고 할 정도로 악명이 높은 자연대. 고공대는 서울캠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단과대들을 일컫는 말로, 자연대와 함께 △사범대 △사회대 △인문대가 포함된다. 하지만 자연대가 처음부터 고공대에 속했던 건 아니다. 사실 자연대 건물은 과거 한 차례 대이동을 거친 바 있다. 

불과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자연대는 현재 한양플라자의 위치에 있었으며 자연대 건물과 주차장은 모두 잔디밭이었다고 한다. 윤일환<인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학창 시절 인문대 앞 잔디밭에서 동기들과 시간을 보낸 기억이 난다”며 “학우들과 함께 공강 시간에 추억을 쌓기 좋은 장소였다”고 당시를 추억했다. 

추억의 장소였던 자연대 건물은 한양대역이 건설되면서 위치가 바뀌었다. 정밀 기기가 많은 단과대인 만큼 지하철 진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인문대 옆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었고, 대신 그 자리에 학생복지관이 세워지게 된 것이다. 김유진<인문대 영어영문학과 20> 씨는 “입학할 때부터 자연대는 항상 고공대로 알려져 있어 변화가 있었단 것은 전혀 몰랐다”며 신기함을 드러냈다. 

자연대 건물의 변화는 한양대역의 개통으로 생긴 한양대 내부의 역사도 동시에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학교 동문은 자연대에 얽힌 지난 추억을 회상할 수 있었고 재학생들은 앞으로 펼쳐질 또 다른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0년 동안 있었던 학교의 수많은 변화 중 하나인 자연대 건물. 이곳을 지나칠 때마다 잠시나마 한양의 유구한 역사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한양인과 추억을 함께한 노천극장

봄만 되면 학생들이 왁자지껄 함께 모여있는 이곳. 서늘하게 부는 봄바람을 맞으며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은 탁 트인 원형의 무대가 매력적인 노천극장이다. 

점심시간만 되면 노천극장에서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잠시나마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변경민<공대 건축학부 22> 씨는 “점심시간에 활기찬 모습이 가득한 노천극장은 해가 지고 밤이 되면 고즈넉해진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특히 시간에 따라 이곳이 뿜어내는 느낌은 색다르다”며 노천극장의 밤낮 풍경이 담고 있는 아름다움을 예찬했다. 

이처럼 평소에 한양대생들의 쉼터가 돼주는 노천극장은 야외 오페라부터 축제, e-스포츠 페스티벌까지 각종 교내외 행사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노천극장에는 △무대 대기실 △방송실 △음악 동아리실 등 다양한 공간을 보유하고 있어 행사 진행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옛날 노천극장의 모습은 어땠을까. 김상진<연극영화학과 79> 동문은 “교내 축제는 물론 △입학식 △졸업식 △합격자 발표 등이 이뤄졌으며, 야구 응원 연습도 이곳 노천극장에서 진행됐다”고 과거 노천극장의 용도에 대해 설명했다. 이렇듯 여전히 노천극장은 다양하게 사용되며 지금까지 한양의 역사에 빠지지 않는 장소 중 하나다. 

수십 년을 함께한 노천극장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며 한마음이 됐을 지난날의 한양인의 모습을 이번 봄 축제에서 다시 볼 날도 머지않았다. 앞으로도 노천극장에서 추억을 꾸려나갈 한양대가 기대된다.

 

스타트업의 중심, HIT 앞마당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HIT관(한양종합기술연구원)을 볼 수 있다. 공대를 전문적으로 특성화시키겠단 이념 아래 건설된 HIT관은 창업 지원의 메카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내부 연구 기관 △동문 창업 기업 △외부 벤처기업 등에 연구 및 업무 공간을 제공 중이다.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으로 이뤄진 이곳엔 가지각색의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지하 1층엔 다양한 기업들이, 1층에는 △산학협력단 △양민용 커리어 라운지 △창업보육센터 △커리어개발센터 사무실 등이 있다. 

또한 해당 건물은 창업 지원뿐만 아니라 앞마당에 녹지가 조성돼 있어 쉼터 역할도 톡톡히 한다. 건물의 양옆에 펼쳐진 푸른 잔디밭은 한양인들에게 쾌적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드넓은 앞마당을 가지고 있는 덕에 학생, 교직원 할 것 없이 삼삼오오 모여 이곳에서 봄기운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이곳을 휴게의 공간 정도로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HIT 앞마당에는 학생들의 창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코맥스 스타트업 타운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장상길<창업지원단> 선임은 “코맥스 스타트업 타운은 학생 창업자들을 육성하는 공간”이라며 “학생들의 창업 의식을 고양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방적인 공간 제공과 더불어 청년 세대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는 서울캠의 HIT관. 앞으로 창업의 중심인 이곳에서 한양인들의 도전적인 활동이 이어지길 바란다.  

 


 

학습과 휴식을 동시에 고려한 결과, 행복관

지난 2017년 개관한 ERICA캠퍼스의 기숙사인 행복관. 이곳은 본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박재승<공학대 건축학과> 명예교수가 설계한 곳이자 그에게 뜻깊은 장소로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설계부터 완공까지 약 2년여 간에 걸쳐 진행된 행복관 신축을 위해 박 교수는 심혈을 기울여 임했다고 전했다. 설계할 때 이용하는 사람들을 중심에 놓고 작업한다는 그. 그는 “1층 로비를 탁 트인 공간으로 구성해 학생들이 기숙사를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했다”며 학생들의 편의를 고려했다고 전했다. 또한 “층별로 라운지를 만들어서 학생들이 이곳에서 모여 공부하거나 대화할 수 있도록 하나의 열린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그는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보는 재미까지 고려했다. 박 교수는 “홀수 층과 짝수 층을 다른 색으로 구분하거나 다른 색상의 벽지를 사용함으로써 획일화된 공간이란 느낌을 탈피하고자 했다”며 인테리어에도 많은 신경을 썼음을 드러냈다. 학생들에게 쾌적한 기숙사 생활을 제공하고자 했던 그의 집념은 기숙사 내부의 방에 여러 개의 수납공간을 설치하는 등 다방면으로 드러났다.

박 교수는 행복관 설계를 통해 궁극적으로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숙사 생활에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학생들 스스로 ERICA캠의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을 목표했다고 전했다. 하나의 건물을 짓기 위해 수많은 요소를 고려한 그의 숨겨진 노력을 이번 기회에 다시금 찾아보는 건 어떨까.
 

학생 복지관엔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담겼다

ERICA캠 정중앙에 위치한 민주광장에 서면 정면에 보이는 커다란 건물 하나가 있다. ERICA캠의 ‘복합 문화 공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학생 복지관이다. 총 5층으로 구성된 이 건물엔 학생 식당과 교직원 식당 외에도 다양한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꽃집 △문구점 △서점 △우체국 △편의점 등이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달 개장한 푸드코트 역시 이곳에 있다. 지난 2017년부터 6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식당 ‘바비든든’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금수<경기도 고양시 58> 씨는 “점심시간만 되면 특히 식사를 하러 온 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며 “같은 자리에서 오랜 기간 장사를 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식사하러 온 여러 학생들과 부대끼며 잘 지내왔다는 점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장소 중 하나”라고 학생 복지관을 꼽았다.

건물 3층으로 올라가면 카페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거나 공부를 할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인 ‘프라임 라운지(Prime Lounge)’가 마련돼 있다. 그래서 많은 학생이 자리를 잡고 창밖을 바라보면 호수공원의 탁 트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일부 학생들이 이곳을 찾아 노트북을 켜고 과제를 하거나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곤 한다. 이곳을 조금 지나면 수많은 휴게 공간이 학생들을 맞이한다. 

ERICA캠의 복합 문화 공간을 표방하고 있는 이곳, 기사를 읽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학생 복지관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진 않은가.
 

보기만 해도 웅장해지는 본관 앞 사자상의 포효

ERICA캠엔 학교를 지키는 수호신이 있다. 바로 본관 앞에 우뚝 서 있는 ‘사자상’이다. ERICA캠의 정문을 지나면 △경상대 △언정대 △국문대가 차례로 늘어서 있다. 문과대학이 자리해있는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백색의 근엄한 사자가 학교에 방문한 이들을 맞이한다. 본관 앞에 위치한 사자상은 개교한 지 3년 후인 지난 1982년에 세워져 40년간 자리를 지키며 학교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사자상은 교내에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그에 맞춰 옷을 입거나 주변이 꾸며지기도 한다. 매년 졸업식이 있는 2월과 9월엔 학사모를 쓰거나, 크리스마스엔 산타클로스의 모자를 쓰기도 하는 식이다. 사자상이 ERICA캠의 ‘마스코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만큼 사진을 찍으려는 학생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사자 위에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사자상의 단상이 낮아 올라타기 쉬운 덕에 학생들은 좀 더 재치 있는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사자상은 특히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들에게 인기가 있다. 한유하<경상대 경영학부 21> 씨는 “1학년 땐 학생들끼리 사자상에 올라타 사진을 남기는 것이 유행이었다”며 “사자상을 볼 때마다 사자의 힘찬 포효와 용맹함이 느껴져 학교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는 듯한 기분이 들곤 한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를 굳건히 지키는 사자상, 앞으로도 오래도록 학교를 수호하며 학생들 곁에 있길 바란다.

 

호수공원 앞에서 ‘안산풍’을 맞으며 보내는 힐링캠프

사자상을 등지고 정면을 바라보면 세찬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른바 ‘호공’이라 줄여 부르는 호수공원이다. 지난 2001년 말에 조성된 호수공원의 정식 명칭은 ‘라이온스 레이크’. 이곳 주변엔 흔들 그네와 여러 개의 벤치, 그리고 파르테논 신전을 닮은 파빌리온이 있어 근처에 앉아 호수공원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우리 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주변에 거주하는 안산 시민들이 이곳으로 산책을 나오기도 하는 이유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학생들 사이에선 생일을 맞은 친구를 호수공원에 빠뜨리는 것이 관습이기도 했다. 한동안 코로나19로 물이 메말랐던 호수공원은 최근 물이 가득 채워지며 원래의 생기를 되찾고 있다.

바쁘고 힘겹게 흘러가는 대학생활 속에서 호수공원만큼 즐겁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은 없어 학생들은 이곳에서 간소하게 피크닉을 즐기기도 한다. 김민주<언정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19> 씨는 “마음이 갑갑해질 때면 이곳을 들리곤 한다”며 “호수공원을 바라보며 바람을 맞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진다”고 밝혔다. 학교 내에 부는 바람을 흔히 ‘안산풍(안산+바람 풍(風))’이라 부르는데, 호수공원 벤치에 앉아있다 보면 거센 바람에 고개를 제대로 들 수 없을 정도다. 분수 때문에 간간히 맞는 물방울은 덤이다. 하지만 오히려 바람과 산발적으로 튀는 물방울이 복잡한 머릿속을 지워준다. 

아무 생각 없이 도망가고 싶을 때, 호수공원에 앉아 바람을 맞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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