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 기사에 집중할 수 없는 이유는 문해력 때문!
당신이 이 기사에 집중할 수 없는 이유는 문해력 때문!
  • 이다영 기자
  • 승인 2022.05.02
  • 호수 1547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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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문해력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학 생활에서 기초능력이라 할 수 있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에 금이 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EBS에서 방영한 교육시사 프로그램 「당신의 문해력」에서 성인 약 1천 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시험을 진행한 결과, 평균 54점이란 절반을 겨우 넘는 점수를 기록했다.

실제로 문해력은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지난해 OECD에서 발표한 문해력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문해력 평균 점수가 지난 3년 동안  OECD 가입국 중 가장 낮은 점수로 나타났다. 문해력은 대학 사회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2017년부터 서울대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글쓰기 영역 평가 결과에 따르면 100점 만점 중 평균 48.6점이란 낮은 점수를 기록한 바 있다. 해당 시험은 고교 수준의 △독해 △어휘 △작문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으로 구성돼 있어 출제 당시 과반 이상의 평균 점수가 나올 것이라 예측했으나 이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와 큰 화제가 됐다.

문해력 수준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중고교 과정은 문해력을 키우기 힘든 교육 환경이기 때문이다. 안미애<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문제를 풀고 필요한 답을 작성하는 한국식 교육은 다독과 어휘력 증진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며 “교과서 외 어휘력 혹은 작문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이 부재하단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 지적했다. 이처럼 대학 이전의 교육과정은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기반이 부족한 실정이라 대학 신입생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언어교육 전문가들은 문해력 저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영상 중심의 미디어 환경을 꼽는다. 학교에서 글쓰기 수업을 제공하더라도 학생들은 미디어가 제공하는 짧은 영상들에 익숙해져 있어, 독서나 작문 자체를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드는 비효율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단 것이다.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글쓰기를 가르치는 이연정<서원대 휴머니티교양대> 교수는 “매학년도마다 신입생이 글을 읽고 쓰는 행위를 굉장히 어려워한다”며 “에세이나 리포트 과제에서 온라인상에서 친구들과 쓸법한 비속어와 줄임 표현을 쓰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밝혔다.

최근엔 문해력을 기르기 위한 방법으로 온라인 독서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이 대두되고 있다. 완독 후 감상을 남기는 공간과 간편한 메모 기능은 자연스레 독자가 글에 익숙해지도록 돕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문해력 향상을 위해선 본인이 직접 글을 읽고 꾸준히 쓰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미디어 발전으로 보다 편하게 책을 접하고 많은 사람과 감상평을 공유할 수 있게 된 환경을 유익하게 이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성현<서강대 철학과 18> 씨는 “다양한 책을 무제한으로 읽는 구독 서비스를 3년 동안 구독하며 이전보다 문해력이 향상됐다”며 “스마트폰으로 필요한 내용을 밑줄 긋는 등 미디어 환경에서 누릴 수 있는 각종 서비스를 필요에 따라 활용한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문해력이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소통 능력 중 하나다.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글을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평생의 자산이 될 문해력, 자신의 문해력은 어떤 상태인지 점검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도움: 이예빈 수습기자 ybli0220@hanyang.ac.kr
안미애<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연정<서원대 휴머니티교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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