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논의 못했다” 반복되는 불통, 학생 식당 논란 불거져
“바빠서 논의 못했다” 반복되는 불통, 학생 식당 논란 불거져
  • 이휘경 기자
  • 승인 2022.05.02
  • 호수 1547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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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폐쇄됐던 사랑방과 신소재공학관 지하 1층 학생 식당이 연구실로 용도가 변경된다. 지난 2월과 4월, 총학생회(이하 총학)은 학생처와 학생지원팀으로부터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이 학생들과의 논의가 전혀 없는 채 이뤄졌으며, 전달 방식 또한 비공식적인 구두 형태로 전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정지호<산업융합학부 19> 씨는 “두 식당 모두 연구 공간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논의 과정도 없었다”며 “해당 사안도 학생 식당을 위한 회의 자리가 아닌 다른 안건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구두로 전달된 것”이라 말했다.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학생 식당 두 곳이 폐쇄됨에 따라 우리 학교 학생 식당 규모는 서울권 소재 동일 규모 대학 중 하위권 수준이 됐다. 이에 따라 총학은 지난달 11일 입장문을 발표하며 사라진 식당에 대한 대책 마련과 일방적으로 폐쇄하고 용도 변경을 진행한 것에 대한 사과를 학교 측에 요구했다. 이어 여러 단과대 학생회에서도 학교의 소통 부재를 규탄하는 대자보 연서명을 진행했다.

 

▲ 지난달 11일부터 총학생회를 비롯한 여러 단과대 학생회에서 애지문에 부착한 대자보다.
▲ 지난달 11일부터 총학생회를 비롯한 여러 단과대 학생회에서 애지문에 부착한 대자보다.

이에 대해 학교 본부는 지난달 26일 총학에 학생 식당 입장문에 대한 답변서를 전달했다. 해당 답변서에서 학교 측은 학생 식당 폐쇄가 학생들의 식사 편의에 불편을 주지 않을 것이고, 연구실 확보가 학교 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이해를 요구했다. 

그러나 불편이 없을 것이란 학교의 주장과 달리 학생회와 일부 학생들은 학생 식당 폐쇄에 대한 구체적인 불편 사항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활대 학생회장 김영찬<생활대 식품영양학과 18> 씨는 “생활대 학생들이 식당에 몰려든 인파로 건물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기존에도 식당 이용 엘레베이터를 분리해 운영해달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학생 식당 폐쇄로 학생들의 불편이 가중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공대 학생 A씨도 “학생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고 논의없이 폐쇄 결정을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 비판했다.

학교 측은 키오스크 증설로 남은 학생 식당의 늘어난 줄을 해결할 수 있으며, 좌석 수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전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 부재했던 점에선 유감스럽단 입장만을 내놓았단 것이다. 지난달 14일에 열린 총장 간담회에서 김우승 총장은 ‘바빠서 논의하지 못했다’며 학생들과의 소통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태도를 내비쳤다. 총학에 전달된 본부의 답변서에서도 논의 부재에 대한 사과가 아닌 ‘행정적 절차로 인해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심지어 간담회에서 총학은 김 총장과 정현철 교학부총장으로부터 ‘무의미한 대화’, ‘말대꾸 하느냐’는 등의 언사를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총학은 중운위를 소집해 해당 안건을 논의하고,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해 지속적으로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하려 하고 있다. 정 총학생회장은 “학생 식당은 저렴한 비용으로 학생들이 학내에서 편히 식사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복지”라며 “학생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임에도 논의 없이 이를 진행한 것은 학생들을 존중하지 않은 결정”이라 비판했다.

지금까지 있어 온 학교의 이러한 불통 행보는 학생 대표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이며, 학생 전체를 무시하고 있단 것을 방증한다. 학교는 이러한 행보에 대해 사과하고, 학생들을 분명한 학내 주체로 받아들여 소통해야 할 것이다.

 

▲ 코로나19로 폐쇄된 후, 연구실로 용도 변경 예정인 신소재공학관 학생 식당의 모습이다.
▲ 코로나19로 폐쇄된 후, 연구실로 용도 변경 예정인 신소재공학관 학생 식당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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