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진짜, 진짜 5G는 언제쯤?
진짜, 진짜, 진짜 5G는 언제쯤?
  • 나태원 기자
  • 승인 2022.04.11
  • 호수 1546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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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한 이동통신사의 5G 광고 문구다.
▲ 몇 년 전 한 이동통신사의 5G 광고 문구다.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 최근 몇 년간 국내 주요 이동통신사에서 공통적으로 5G를 광고했던 문구다. 지난 2019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를 상용화한 국가가 됐다. 이에 많은 사람이 광고 속 문구처럼 빠르고 안정적인 데이터 서비스를 기대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5G가 국내에 성공적으로 보급되지 못해 사용자들이 품질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5G게 빠르게 성장하다
5G는 5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다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가상현실 △사물 인터넷 △자율 주행 자동차 등의 서비스가 가능해 일상의 변화와 산업의 고도화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5G를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서비스, 이른바 ‘킬링 콘텐츠’에 기대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지난 2월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지난해 5G 서비스 가입자는 2천만 명을 넘겼다.

생각보다 별로…
그러나 막상 많은 사용자가 5G 서비스에 실망하고 있다.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한국소비자연맹의 조사에 따르면 5G 가입자 1천 명 중 속도에 만족한단 답은 약 28%, 통신 상태에 만족한단 답은 21%에 불과했다. 실제로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5G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기존에 알려진 것의 25% 수준이었으며, 도심 외곽 지역에선 5G에서 4G로 바뀌는 등 서비스 지원이 불안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5G 서비스를 이용 중인 김진휘<경영대 경영학부 21> 씨는 “요금도 비싸고 서비스도 안정적이지 못한데 4G보다 나은 게 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마련되지 않은 5G의 발판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 때문이라 말한다. 5G는 주파수를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무선통신으로, 3.5GHz와 28GHz 기지국이 마련돼 있어야 본래의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즉, 5G를 위해선 해당 주파수의 기지국이 필요하다. 고주파인 28GHz는 정보 전달이 빠르지만, 장애물에 방해를 많이 받고 앞으로만 가려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전파의 맥을 끊김 없이 이어주기 위해선 기지국이 매우 촘촘하게 설치돼야 한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28GHz를 상용화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3사에 지난해 말까지 전국 약 4만5천 개의 28GHz 기지국 설치를 의무화했으나, 단 138개에 그쳤다. 심병효<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도심엔 기지국을 충분히 지을 공간이 없고 도서 지역은 거주 인구가 많지 않아 통신사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워 전국적으로 인프라 구축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도심 외곽에서 서비스 지원이 불안정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3.5GHz는 그나마 인프라 확충이 수월한 편이지만 통신사의 상업적 이유로 인구 밀집 지역에 기지국이 우선 설치됐기 때문이다. 이요훈 IT평론가는 “5G 인프라 구축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 전국 인프라 구축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상황”이라 덧붙였다

5G 상용화의 실마리를 풀다
이에 과기정통부와 이동통신사들은 공동망을 구축해 인프라 확충을 시도하고 있다. 하나의 기지국을 다른 두 이동통신사가 함께 쓰는 방식이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2024년까지 지방 5G망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이는 이동통신사들의 지방 통신 인프라 구축 비용 부담을 덜어줘 5G 사용 가능 범위를 넓혀줄 수 있는 정책”이라 설명했다.

또한 과기정통부는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을 찾아 인프라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하철 28GHz 와이파이다. 지난해 과기정통부의 실증 사업 결과 와이파이 속도가 기존보다 10배 빨라졌고 이에 따라 올해 해당 사업을 정식으로 실시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달까지 2호선과 5~8호선 지하철역에 총 1천536대의 기지국 설치를 마치고 올 연말에 와이파이를 제공할 예정이다. 심 교수는 “28GHz의 직진만 하는 성질엔 고정된 장치 마련이 중요하다”며 “움직이지 않는 공유기의 활용은 28GHz를 대중에 상용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진짜’ 5G가 펼쳐지면…
5G가 고도화되면 보다 자유로운 일상이 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어디에나 무선 통신 연결을 가능케하기 때문이다. 심 교수는 “사람 간 사람뿐 아니라 사람과 사물, 사람과 공간 등 다양한 범위의 소통이 가능해지는 삶이 펼쳐질 것”이라 덧붙였다. 

올해 5G 대중화의 원년을 맞이했단 의견도 적지 않다. 2천만 명 이상이 5G 가입하기도 했고, 전국적인 인프라 유치 사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 교수는 “지난 3년 동안 5G의 문제점이 확인되면서 보다 실질적인 상용화 대안이 마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5G 서비스가 개통한 지 올해로 4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다소 실망스러웠던 통신 기술이 점차 상용화되려 하고 있다. 앞으로 5G가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해 사람들에게 더욱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길 바란다.


도움: 최무진 수습기자 choimoojin@hanyang.ac.kr
심병효<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이요훈 IT평론가
사진 출처: 소비자주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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