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 see 先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 see 先
  • 이윤서 수습기자, 이예빈 수습기자
  • 승인 2022.04.11
  • 호수 1546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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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문화테마 '휴식’

학기 시작과 동시에 바쁘게 각자의 이야기로 하루를 빼곡히 채워가고 있는 요즘, 지쳐 걸음을 멈추지 않기 위해선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나무 밑에 쉬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본 따 만든 한자 쉴 휴(休)처럼, 뜨거운 태양 같은 일상 속 쉬어갈 그늘이 될 책과 전시회를 통해 휴식을 취해보길 바란다.

지친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전시 「NOAH_일상 속 작은 휴식」
 

일상이 바쁘게 굴러갈 땐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섣불리 지나치기 쉽다. 전시는 주변 사물과 풍경을 작가의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거친 파도처럼 몰아치는 일상에서 잔잔하고 안락한 휴식을 안겨줄 이 전시를 살펴보자.

전시는 히브리어로 휴식과 위로를 의미하는 단어 ‘NOAH’란 말에 걸맞게 따뜻하고 포근한 색감의 사진과 그림들로 가득하다. 편의점 앞 알록달록한 파라솔, 길게 늘어져있는 건물의 파이프, 바람에 살랑이는 커튼, 큰 잎이 늘어져있는 화단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찬찬히 감상하다 보면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게 된다.

특히 길모퉁이에서 자라나는 풀잎의 모습을 담은 유화가 돋보인다. 마치 바쁜 삶 속 단비 같은 휴식의 모습 같기도 하다. 총 50여 점의 그림을 모두 감상하고 나면, 무용한 일상에서 특별한 경험이나 활동이 아니더라도 소소한 미적유희를 통해 휴식을 취할 수 있단 작가의 의도가 느껴진다.

전시 관람 외에도 작가와 함께 풍경을 그리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있다. 이 프로그램은 작가와 함께 우리 주변의 사소한 것들을 발견하고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활동으로 참여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는 오는 다음달 1일까지 아트숨비센터에서 진행된다. 따뜻한 봄날, 분홍빛으로 물든 거리를 지나 작은 쉼터에서 휴식을 취해보는 건 어떨까. 마음의 안정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윤서 수습기자 yoonseo0627@hanyang.ac.kr

책 한권에 담긴 휴식을 찾아서, 도서 「여행하는 소설」
 

휴식은 떠올리면 어딘가 떠나고 싶어진다. 이 도서는 ‘여행’을 주제로 한 일곱 편의 단편 소설이다. 이 중 여행에서 만난 이와의 대화에서 휴식을 경험한 주인공의 이야기, 「탐페레 공항」과 「콜럼버스의 뼈」를 소개하려 한다.

「탐페레 공항」의 주인공은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스페인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난다. 그는 탐페레 공항에 머물며 한 노인을 만나게 된다. 처음엔 어딘가 서툰 노인의 발음이 신경 쓰였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노인에 주인공은 순식간에 빠져든다. 짧은 대화였지만 주인공은 어디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편안함을 느낀다. 「탐페레 공항」을 읽고 휴식은 꼭 어떤 장소에서만이 아니라 사람에게서도 찾을 수 있음을 느끼길 바란다.

「콜럼버스의 뼈」에서 주인공은 어느 날 ‘네 친부가 사는 곳’이라며 주소를 건네받게 된다. 곧바로 스페인으로 떠나지만 어쩐 일인지 어디에도 그런 주소는 없다고 한다. 끌어모은 연차는 끝나가는 와중에 지중해의 시에스타는 무자비하게 덥다. 다 부질없다며 포기하려던 찰나, 주인공은 운명처럼 한 가족의 초대로 마음을 터놓는 대화를 나누고 평화를 얻는다. 이 단편은 휴식이 비단 몸만이 아닌 마음의 안정이기도 하단 사실을 전한다. 여행은 어렵더라도 주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휴식의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섣불리 여행 가기 어려운 요즘, 여행에 대한 가지각색 일곱 이야기를 따라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이예빈 수습기자 ybli022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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