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사업에 기댄 융합전공, 세심한 설계 필요해
외부 사업에 기댄 융합전공, 세심한 설계 필요해
  • 이휘경 기자
  • 승인 2022.04.04
  • 호수 1545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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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44호에선 인문소프트웨어융합전공(이하 인소융)의 전공과목 이수제한 문제에 대해 다뤘다. 이번 호에선 문제의 원인을 되짚고, 인소융 학생들의 졸업 대책이 어떻게 마련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인소융은 미래인문학융합학부에 개설된 융합전공으로, 지난 2016년부터 단계적인 수행인문학 융합전공 폐지와 함께 교육부에서 새롭게 시행한 인문학 진흥 사업(이하 코어 사업)을 통해 만들어졌다(본지 1544호 02면). 해당 전공이 만들어질 당시 인문대는 우리 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이하 컴소)에서 시행되고 있던 ‘2016년도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이하 소중대)’ 사업과 연계해 인문계열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교육 구현 및 활성화를 계획했다.

이와 관련해 인문대는 컴소와의 협의 후 소프트웨어 관련 과목 이수를 가능하게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소중대 사업단장을 맡았던 컴소 교수와 당시 컴소 학장의 말은 달랐다. 유민수<공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인소융이 만들어졌단 소식은 들었지만, 당시 소중대 책임자였음에도 전공과목을 논의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인소융 전공과목 협의를 중심에 두고 인문대와 컴소 사이 말이 엇갈린 것이다.

한편,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까지 인소융 학생들이 컴소 과목을 들을 수 있었던 건 지난 2014년부터 5년간 진행된 삼성 SCSC 사업 덕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SCSC 사업은 삼성전자에서 일부 대학과 연계해 비공대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관련 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학교에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실제로 SCSC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별도의 교과목에 인소융의 전공과목으로 인정되는 컴소 과목이 모두 포함돼 있다. 코어 사업에 이어 SCSC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사실상 인소융의 이수제한 문제는 예정된 수순이었던 것이다.

인소융 전공과목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인소융 내 자체 개설된 소프트웨어 과목조차 폐강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인문대생을 위한 객체지향프로그래밍’ 과목이 수강 정정 기간 이후 정원 미달로 폐강된 것이다. 박재인<경영대 경영학부 20> 씨는 “정정 기간 이후 수강 인원이 9명으로 확정되자 교수로부터 일방적으로 폐강 통지를 받았다”며 “다른 학우도 이러한 문제로 인해 융합전공을 포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문제의 해결은 새로운 정부 사업 또는 총장의 움직임에 기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 교수는 “현재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사업의 후속 사업을 신청 중”이라며 “해당 사업 계획서에 비공대 학생들의 소프트웨어 교육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것이 통과되면 인소융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과목이 개설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래인문학융합학부 학부장인 이상욱<인문대 철학과> 교수도 “인문대 총장 업무 보고에서 해당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며 “총장님으로부터 수강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전달받은 상태”라 말했다.

인문대 학생회 차원에서도 수업권 침해 방지를 위해 해결에 나섰다. 그러나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문제 해결을 방지하기 위해선, 앞으로 정부 및 기관 사업 만에 기댈 것이 아닌 단과대 간 세심한 소통을 통해 융합전공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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