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특별전형, 공정한 교육 기회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우리 학교 특별전형, 공정한 교육 기회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2.04.04
  • 호수 1545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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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교육부는 ‘장애인 고등교육 지원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속적으로 대학들에 장애인과 같은 사회배려자(이하 사배자) 학생 선발에 힘쓸 것을 권고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역시 특별전형으로 사배자 학생을 선발한 비율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드러난 바, 우리 학교가 공정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특별전형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9조 및 개별 특별법에 따라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모든 대학은 「고등교육법」 제34조 제2항에 따라 특별전형을 실시해야 한다. 대학은 이 전형을 통해 차등적인 교육 보상이 필요한 자를 대상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이는 입학자 선발에 있어 그 기준을 다르게 적용한다는 것으로, △기초생활수급자 △농어촌 및 도서·벽지 거주자 △장애인 △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성화고 등을 졸업한 재직자 △특성화고 졸업자 △한부모 가족을 대상으로 모집한다.

우리 학교는 수시의 경우 ‘고른기회(학생부종합)’와 ‘특성화고졸재직자 선발’이란 특별전형이 있다. 또한 정시의 경우 △기회균형 △농어촌학생 △특성화고교졸업자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을 운영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의 특별전형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수시 특별전형 내에서 모집대상의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한번에 모집해, 사배자 학생들의 개별 상황이 고려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장애인과 차상위계층, 특성화고 졸업자 등이 따로 모집인원을 배정받지 않고 같은 모집인원 내에서 선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전형의 취지는 소득 및 지역 등의 차이를 고려하기 위함인데, ‘고른기회’란 전형 하나만으로 사배자 학생들의 여러 상황을 파악해 선발하기엔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우리 학교는 특별전형으로 학생을 모집하지 않는 학과가 다수 있고 모집하는 학과의 인원 역시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를 기준으로 서울캠의 경우 65개 학과 중 13개 학과에선 수시와 정시 모두 특별전형 선발인원이 없었고, 특별전형으로 학생들을 모집한다 하더라도 10개가 넘는 학과에선 수시 혹은 정시 하나만을 택해 사배자 학생을 모집하고 있었다. ERICA캠도 42개 학과 중 14개 학과에서 사배자 학생을 위한 특별전형 모집이 없었으며, 사배자 학생을 선발한 28개의 학과 중 23개의 학과도 모든 특별전형을 통틀어 선발한 학생 중 사배자 학생이 10명 이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지난해를 기준으로 서울캠과 ERICA캠은 각각 전체 모집정원의 11.9%, 10.2%를 특별전형으로 뽑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양캠 모두 특별전형으로 선발하는 학생 비율이 지난 2019년부터 소폭 감소한 수치다. 교육부가 권고하고 있는 수치를 유지하고 있긴 하나, 감소 추세에 따라 사배자 학생들의 기회도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올해 수시 모집요강 기준으로 여러 대학은 사배자 학생들이 좀 더 나은 상황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국민대는 수시에서 학생부종합 특별전형으로 △고른기회I △고른기회II △농어촌학생으로 세분화시켜 사배자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그리고 연세대에선 지난 2017년부터 수시 ‘기회균형’ 전형의 모집인원을 약 60명가량 늘렸다.

입학처 측은 ‘특별전형을 운영하기 위해선 사배자 학생들의 수요나 학과의 특성 등을 고려할 것이 많다’는 입장이다. 사배자 학생들을 많이 선발하기 위해 모집인원을 섣불리 늘렸다가 충원되지 않으면 오히려 일반전형으로 들어오는 학생들의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단 것이다.

또한 학과 내에서도 여건에 따라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돼 있다는 한계점도 있다. ERICA캠 김성훈<입학처 입학팀> 부장은 “계약학과와 같은 경우 사기업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특별전형으로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을 학교가 독단으로 결정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 학교는 사배자 학생들도 일반 학생들과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겠단 입장이다. ERICA캠에선 특별전형으로 모집하지 않았던 △광고홍보학과 △분자생명과학과 △생명나노공학과 등에서도 사배자 학생들을 선발할 계획 중에 있으며, ‘고른기회’의 모집인원 역시 늘릴 예정이다.

이달 말 교육부는 대학이 전체 모집 인원의 10%를 사배자로 선발해야 한단 내용을 담은 ‘2024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김 부장은 “특별전형에 학과별 입학정원을 고려해 전체 학과에 모집인원을 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우리 학교가 사배자 학생들을 위해 보다 나은 환경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 

도움: 채수민 수습기자 chch8989@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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