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 우크라이나 사태로 본 리더의 조건
[장산곶매] 우크라이나 사태로 본 리더의 조건
  • 임윤지 편집국장
  • 승인 2022.03.14
  • 호수 1543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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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지<편집국장>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리더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누가 봐도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생각됐던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여러 면에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특히 리더의 의미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고, 또 그 의미가 위기의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도 또렷한 의미를 준다.

전 세계 2위라는 압도적인 군사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국가도 넘보지 못할 절대무기를 가지고 있는 군사강국이 비교적 약소국인 우크라이나를 협박했을 때 전 세계의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우크라이나는 길어야 하루 혹은 이틀의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말이다. 하지만 벌써 2주가 넘도록 전쟁은 이어지고 있으며, 러시아 군이 주요 도시에 진입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이제는 러시아의 미묘한 입장 변화까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외롭게 버려져 강대국의 침략을 온몸으로 받아야 했던 우크라이나는 많은 응원과 무기 지원을 받고 있으며, 자국민들 역시 자발적으로 국가를 지키기 위해 나서고 있다. 그 누구도 두 국가의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사태 속에서 ‘한 국가의 리더는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측면도 한 번쯤 우리 모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종신 대통령에 절대자인 푸틴과, 코미디언 출신으로 정치 경험 하나 없는 신임 대통령인 젤린스키. 위기의 시점에서 젤린스키는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자국민들을 연합하게 만든 반면, 푸틴은 명분도 부족한 전쟁에 청년들을 동원시켜 국가 내 분열을 자초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교도 되지 않는 영향력을 지닌 둘이지만, 그 행보는 극명하게 갈리며 국가 지도자로서 그 자질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극한의 위기 상황에서 ‘같이 가자’ 는 것과 ‘앞으로 가’라는 것. 리더와 보스를 구분짓는 행동이다. 그저 명령만 내리는 보스가 아닌, 솔선수범 하고 같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내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이다. 단순히 보스의 명령에 의해 끌려온 러시아 군인들과, 어쩌면 운명이 예정됐을 침략에도 리더를 중심으로 하나가 돼 강하게 저항하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모습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마침내 자신들과 함께할 다른 국가들의 연대를 이끌어 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이제 곧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우리 사회에도 큰 깨달음을 준다. 지금 한국 사회에선 여전히 세대 간 젠더 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여러 이념과 지역 간 극심한 분열로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사회 역시 보이지 않는 위기 속에 처한 지 오래다. 이러한 문제를 의식하듯 늘 대통령 후보들은 선거 때마다 ‘국민통합’, ‘모두의 대통령’, ‘다양한 세력과의 소통과 협치’ 등을 주요 의제로 삼으며 승리를 외친다. 그러나 모든 대통령이 국민통합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은 상당히 뼈아프다. 대통령은 모름지기 갈등의 중재자로,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아우르면서 새로운 가치로 통합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할 정치행위이자 임기 5년 동안 가장 우선적으로 삼아야 할 국정과제일 것이다.

진정한 리더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진심을 다 해 국가와 국민을 하나로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각종 분열로 갈라져 위기에 처해 있는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리더가 절실한 시점이다. 모든 정부가 높이 내걸었으나 어느 정부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던 ‘국민통합’이란 과제를 새 정부는 리더로서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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