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사드, 건축물에 화려한 새 옷을 입히다!
미디어파사드, 건축물에 화려한 새 옷을 입히다!
  • 문세찬 기자
  • 승인 2022.03.02
  • 호수 1542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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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서울시 중구 소재의 S백화점에서 미디어파사드가 빛나는 모습이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알록달록한 불빛, 미디어파사드. 이는 최근 서울시 중구의 한 백화점에 설치돼 순식간에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해당 백화점 앞은 크리스마스 시즌의 서커스 장면을 담은 미디어파사드를 구경하기 위한 사람들로 붐볐다. 배기찬<서울시 영등포구 24> 씨는 “압도적인 영상의 크기와 다채로운 색감으로 인해 한편의 공연을 본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미디어파사드, 누구냐 넌!
미디어파사드는 매체를 뜻하는 영단어 ‘미디어’와 건축물의 외벽을 뜻하는 ‘파사드’의 합성어로, 건축물의 외벽에 미디어 요소를 더해 영상을 입히는 기술을 뜻한다. 이는 지난 1928년 뉴욕 타임스퀘어에 처음 설치된 뉴스전광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초기엔 사람들에게 사진을 통해 날씨나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됐지만, 이후 LED와 빔 프로젝터 기술의 등장으로 영상을 재생할 수 있게 되면서 광고 및 전시효과를 겸비한 미디어파사드로 발전했다.

사회적 효과를 가진 미디어파사드
오늘날의 미디어파사드는 화면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역할 뿐만 아니라 영상과 시청자 간의 소통이 이뤄지는 새로운 장을 제공하기도 한다. 미디어파사드를 접한 사람들이 단순히 이를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감상 소감을 SNS에 올리며 자발적인 공유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진시영 미디어 아트 작가는 “지난 2018년과 2020년 서울스퀘어의 벽면에 송출된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를 기원하는 영상’, ‘코로나19 방역에 힘쓰는 의료진을 위한 영상’ 등처럼 미디어파사드는 대중에게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사회적 이슈를 쉽고 감성적으로 담아 전달할 수 있단 장점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건물의 눈부신 변신
미디어파사드는 건물에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덧칠해 색다른 건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미디어파사드만의 정교하고 입체적인 송출 기법은 시청자에게 흡입력 있는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19년 한국기초조형학회에서 발표한 논문 「인터랙션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에 관한 연구」에서도 그 효과가 증명된 바 있다. 해당 논문 저자인 김희숙<남서울대 시각정보디자인학과> 교수는 “미디어파사드는 감성과 개성에 반응하는 요즘 사람들의 특성을 관통하고 있어 기존의 영상 콘텐츠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건축물의 문화적 가치를 향상하는 데 효과적”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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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수원 화성에서 미디어파사드 쇼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건축물의 가치를 조명하는 미디어파사드는 특히 문화재 분야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수원화성에서 진행된 미디어아트쇼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쇼에선 수원화성에 얽힌 역사와 정조대왕을 주제로 한 영상이 성벽에 투사됐다. 이를 기획한 고서진<수원문화재단 관광운영팀> 차장은 “시민들이 무심코 지나치던 화서문과 성벽들에 미디어파사드를 입힘으로써 기존의 고궁 분위기에 새롭고 역동적인 모습을 더해 수원화성을 더욱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미디어 파사드, 이젠 일상에 녹아들다
앞으로 미디어파사드는 일상 곳곳에 녹아들 전망이다. 현재 미디어파사드는 공공장소나 도심의 관광지에 집중돼 있지만 점차 영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 버스 정류장은 미디어파사드를 활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 ‘스마트 쉘터(Smart Shelter)’라 불리고 있다. 서대문구 현저동 등지에 위치한 스마트 쉘터에선 미디어아트 계의 거장 이이남 작가의 △매화꽃 △묵죽도 △별밤 등 여러 작품이 송출되기도 한다.
하준수<국민대 영상디자인학과> 교수는 “사람들의 일상에 이색적인 경험을 불어넣고 있는 미디어파사드는 광장, 계단 등 더욱 다양한 공공 플랫폼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공공예술 증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미디어파사드는 건축물에 형형색색의 이미지를 불어넣으며 건축물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건축물을 향유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다양한 건축물들이 더욱 밝게 빛나길 기대해보자.


도움: 고서진<수원문화재단 관광운영팀> 차장
김희숙<남서울대 시각정보디자인학과> 교수
진시영 미디어아트 작가
하준수<국민대 영상디자인학과> 교수
사진 출처: (재)수원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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