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ERICA캠 총학 공석, 비대위 체제 도입돼…
또 다시 ERICA캠 총학 공석, 비대위 체제 도입돼…
  • 이휘경 기자
  • 승인 2022.03.02
  • 호수 1542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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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6일 실시된 ERICA캠퍼스 제 40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가 무산됐다. 이에 선거 두 달 뒤인 지난 1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조속히 꾸려졌다. 지난 ERICA캠 역대 총학을 살펴보면,  제 34대 총학 선거 당시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선거가 무산됐고, 제 39대 선거 땐 투표율 미달로 무산돼 두 해 모두 보궐선거로 총학이 당선됐다. 이로 인해 몇 달간 비대위 체제였던 것을 제외하면 지난 10년 넘게 공석인 적 없던 총학이 올해 전격 비대위 체제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앞서 선거운동본부 ‘결’은 단일팀으로 출사표를 던져 찬반투표 형식으로 투표가 진행됐다. 선거 시행 세칙에 따라 단독 입후보 시 재적 인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받아야 했지만, 전체 9천여 명 중 4천여 명이 투표에 참여해 선거가 무산됐다. 한지승<국문대 문화인류학과 17> 씨는 “ERICA캠에 입학하고 항상 총학이 있는 채로 학교생활을 해왔다”며 “그래서 이번 비대위 체제가 낯설기도 하고, 한편으론 부끄럽다”고 전했다.

대면 수업이 확정된 상황에서 총학의 부재로 인해 많은 학생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2년 만에 전격 대면이 공지된 만큼, 교내 방역과 학습권 보장 등 학생들의 요구를 전달할 학생 대표자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학생회 차원의 대면 행사들이 확대된단 점에서 이를 이끌어갈 총학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 씨는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 2년 동안에도 학교의 코로나 대응 정책에 관해 학생들 사이 불만이 상당히 많았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다면 총학만큼의 책임이나 적극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학우들의 불편이 많을 것”이라 전했다. 최수민<언정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19> 씨도 “전면 대면 수업을 할 시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학교의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비대위 체제로 이어질 경우 과연 이러한 우려들이 학교에 제대로 전해질 수 있을지 걱정”이라 말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에도 제 39대 총학이 보궐선거로 당선됐단 점을 감안하면, 학생 자치의 필요성은 계속해서 증대되는 데 반해 학생들의 관심은 점점 저조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홍정표<경상대 경영학부 17> 씨는 “예기치 못한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대면 활동이 축소되고, 교내외 사업이나 행사가 전면 제한되며 학생회의 필요성을 점차 느끼지 못하는 학우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 씨 또한 “지금껏 꾸준히 총학이 있었던 만큼 학교와 조율이 필요한 일이 진행될 때, 학교 측에서 비대위를 학생들의 진정한 대표자로 받아들일지도 걱정”이라 말했다.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 적이 거의 없던 ERICA캠은 이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도 원활하지 못했다. 홍 비대위원장은 “서울캠과 달리 ERICA캠은 비대위 체제인 적이 거의 없어 권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비대위는 보궐 선거가 있기 전까지 총학의 대리 역할인데, 다양한 업무에 대해 어떤 순서로 어느 수준까지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예산을 비롯한 여러 자료를 오롯이 전달받지 못해 발생하는 공백들도 부담”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총학의 경우 여러 부서가 함께 마련돼 각 부서에서 업무를 분담한다. 그러나 비대위의 경우 부서 없이 위원장, 부위원장과 중앙운영위원회의 논의를 통해서만 학생회 업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대위 체제 자체에 대한 경험과 정확한 인수인계까지 부재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홍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체제가 지속된다면, 이를 대비해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고 온전한 인수인계로 해결해나갈 것”이라 전했다.

제 40대 총학생회 보궐선거의 후보자 공고가 올라올 예정이다. 학생 생활 전반의 복지를 담당하는 가장 큰 학내 자치기구인 만큼 총학의 역할은 중요하다. 오는 보궐 선거는 학생들의 많은 관심 속에서 무사히 치러지길 기대한다.

도움: 김동현 기자 ehdgusdl991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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