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 한대신문, 다시 새롭게 시작할 여정을 위해
[장산곶매] 한대신문, 다시 새롭게 시작할 여정을 위해
  • 임윤지 편집국장
  • 승인 2022.01.03
  • 호수 1541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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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지<편집국장>

‘편집국장이 되면 어떤 기분일까?’ 한대신문에 입사하고 수습기자 때 막연히 한번쯤 속으로 해봤던 상상이 현실이 됐다. 지난 3학기 동안 수많은 땀과 눈물을 흘리며 이제 할 만큼 했으니 나가고 만다 그렇게 다짐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 처음엔 필자가 편집국장이 됐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가 지금 한 두 문장을 쓰고 나니 이제야 조금씩 실감이 난다. 

얼마 전 편집국장 인수인계를 받고 업무에 필요한 서류를 정리하다가 노트북 폴더에 1년 반 남짓한 기간 동안 빼곡하게 쌓인 기사 원고 모음을 발견했다. 어떻게 해야 학내의 다양한 사안을 보도하고 문제 상황을 드러내면서도 객관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을지 나름대로 고민한 흔적들이 생생했다. 당시엔 스스로 참 잘 썼다고 대견해 했던 글도 지금 보니 군데군데 부족한 부분이 많아 보이기만 한다.

문득 지나온 순간을 돌이켜보면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을 만큼 고단했던 적이 더 많았던 건 사실이다. 특히 각자의 사정이 엮인 복잡한 상황을 기사로 풀어내는 작업에 꽤나 애를 먹곤 했다. 그렇지만 취재를 통해 기사를 완성해가는 과정 속에서 무언가 변화를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음에 필자의 가슴이 뜨겁게 벅차올랐던 것 같다. 이곳에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였고, 이렇게 편집국장직을 맡은 이유이기도 했다. 변화가 어렵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 걸 알면서도 늘 변화를 꿈꾸고 계속해서 말하고 싶었다.

이는 비단 필자뿐만 아니라 이곳에 있는 기자들 모두 공감하는 얘기일 것이다. 고된 신문사 일정으로 지칠법한데도 문제 상황에 직접 부딪히고 실마리를 찾아가고자 골몰하는 기자들을 보며 필자는 이곳에서 희망을 꿈꿀 변화의 가능성을 보았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고리타분하고 과거에 머문 딱딱한 학보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독자로부터 관심 받고 읽히기 위해선 한대신문이 먼저 그 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러려면 지면 채우기에 급급해 바쁘다는 핑계로 ‘좋은 기사’보다는 ‘빠른 기사’를 쓰고, 독자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전달하지 않은 채 허울만 좋은 글만 쓰려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으로 공동체의 현황을 알리고 공유하며 더 나은 학교와 사회를 향한 공론장으로서 한대신문이 충실히 역할 해나가야 할 것이다.

편집국장으로서 앞으로 한 학기의 활동을 앞둔 시점에서 필자는 어떻게 하면 한대신문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나아가 어떻게 해야 이 집단이 더 많은 독자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을까 벌써부터 걱정도 가득이다. 과거 편집국장을 했던 선배 기자들이 이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을 어떻게 견뎌 냈던 건지 새삼 대단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그래도 새벽 5시가 넘은 이 시간까지도, 사무실 가운데 큰 책상에 앉아 글 하나를 두고 열정적으로 논의하는 기자들의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조금은 놓인다. 아직 서툴고 허둥지둥 대긴 하지만, 필자를 비롯해 기자단 모두 좌충우돌 하면서도 그 속에서 함께하며 같이 한 뼘 더 성장해 나갈 것이 분명하다. 이제, 새로운 붓을 들고 힘차게 글을 써나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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