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도 하나의 장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에 적합한 형식이 있다. 비평 장르에 대한 인식은 그것이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비평’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이번 문예상에 투고된 작품들을 심사하면서 비평 장르에 대한 우리 학생들의 인식의 부재를 절감했다. 8편의 투고작 중에서 비교적 이러한 장르 인식을 드러내고 있는 3편을 뽑았다. 「사랑의 (불)가능성-<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카라마조예프가의 형제들>을 읽고-」, 「와인즈버그에서」, 「‘다크호스’의 관점에서 해석한 ‘제로투원’」 등이 그것이다. 「사랑의 (불)가능성」은 비평 대상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차분한 논지 전개가 좋았고, 「‘다크호스’의 관점에서 해석한 ‘제로투원’」 은 비평 대상을 분석하고 거기에 자신의 관점과 경험을 바탕으로 적절한 의미를 부여하는 솜씨를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으며, 「와인즈버그에서」는 비평 주제를 진지하고도 치밀하게 밀고 가는 힘이 느껴져서 좋았다. 좋은 비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비평 대상에 글 쓰는 이의 의식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두 작품에 비해 「‘다크호스’의 관점에서 해석한 ‘제로투원’」에 좀 더 눈길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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