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 수상소감]
[2021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 수상소감]
  • 한대신문
  • 승인 2021.11.29
  • 호수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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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T」 수상소감
시를 쓸 때면 본 적 없는 사람이 그리워지곤 했습니다. 나는 그를 어디선가 본 것만 같고, 우리는 마주했던 것 같고, 사랑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내 옆에는 아무도 없어 괜히 주먹을 세게 쥔 채 손톱이 저를 파고들도록 만들곤 했습니다. 남아있는 손톱자국들이 희미해질 때 즈음, 저는 다시 그를 사랑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쓰기 위해 마주해야만 하는 감정이 버거운 나날이었습니다. 그들이 제 일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한참을 울곤 했습니다. 그들이 나라는 걸 알기까지, 무수한 나를 외면하고 외롭게 만들었습니다. 나를 안아줄 준비가 완벽히 되었다고 할 순 없지만, 적어도 오늘은 품 안 가득 껴안아보려 합니다.

제가 시 쓸 수 있도록 마음을 나눠준 가족과 지인들에게 감사합니다.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아 두려우면서도 이 두려움이 마냥 싫지만은 않습니다. 그 사랑을 온전히 다 받고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겨울에는 유독 두려움이 많아집니다. 스스로를 의심하고 있던 차에, 이런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가인<인문대 국어국문학과 21>

우수상 「빛의 만년필」 수상소감
예빈아, 계속 쓰는 사람이 이겨.

고등학교 시절, 제가 존경하던 전공 선생님께서 해 주신 말입니다. 재능에 강박적으로 사로잡혔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저에게 시를 창작할 만한 재능이 있는지 모르겠고, 제가 구사하는 낱말 하나하나가 불만족스러웠습니다. 그때 써 내려갔던 모든 단어의 획이 빗금으로 다가왔습니다. 백지 앞에서 자주 흐트러졌고, 급기야 시를 쓰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 고민 끝에 선생님께 제가 정말 재능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속마음을 토로한 적 있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실 서술어는 정확하지 않지만, 시를 창작하는 것은 재능에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는 것이 맥락이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시 창작이란 단번에 영감을 받아 써 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를 창작한다는 것은 염부가 고단하게 땀을 흘려가며 염전을 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발상으로부터 빛의 만년필을 창작했습니다.

여전히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겠고, 시를 써 내려갈 때는 즐거움보다 고통이 더 큰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못다 한 말이 많습니다. 자주 흔들려도 손에 꽉 쥔 펜을 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부족한 제 시를 수상작으로 선정해 주신 심사위원님, 문학에 정진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신 교수님들, 그리고 늘 옆을 지켜 준 친구들에게 한없이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배예빈<인문대 국어국문학과 21


가작 「회상」 수상소감
많이 부족한 시였음에도, 수상하게 되어 기쁩니다. 올해 연말은 더욱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듯합니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법학을 공부하게 된 후 읽은 책이라고는 법서가 전부였고, 그동안에는 시를 써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마주친 한대신문 문예상 공고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내년 1월에 변호사 시험을 앞두고 있었음에도, 학부생 시절 시를 읽으면서 위안을 얻었던 기억이 있어 도전하게 됐습니다. 문예상 공모를 준비하면서 틈틈이 시를 쓰는 일은, 저를 다독여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에 힘이 돼주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신 한대신문 및 심사위원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제는 시험의 계절인 겨울이고, 저는 수험생의 본분을 다해야만 합니다. 더욱 정진하여 세상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성현<법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석사과정 19> 씨


가작 「더 런드리(The Laundry)」 수상소감
막연히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날마다 깨닫고 있습니다. 항상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는 멀리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곁에 계신 감사한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 덕에 계속해서 무언가 써 내려갈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부족한 글에 의미를 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수현<인문대 국어국문학과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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