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정으로 청년을 헤아릴 수 있길
[사설] 진정으로 청년을 헤아릴 수 있길
  • 한대신문
  • 승인 2021.11.29
  • 호수 1540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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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국민의힘’에서 대통령 후보가 선출됐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이하 대선)로 향하는 열차가 본격적으로 출발한 셈이다. 이번 대선 역시 그 여느 대선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이야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 중 ‘청년 문제’는 단연 뜨거운 감자다. 고위공직자 자녀의 부정 입학과 부동산 가격 폭등을 바라보며 청년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키워 갔고, 지난 4월 치러진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청년 세대는 우리 시대의 ‘*캐스팅 보터’로 등장했다. 

그러나 강화된 청년 세대의 입지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삶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를 방증하듯 우리나라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암울한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청년층의 체감 경제고통지수는 27.2로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중된 청년 세대의 고통의 기저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 중 ‘청년 고용’ 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20대 체감실업률은 올해 상반기 25.4%로 3, 40대에 비해 두세 배가량 높았다. 설상가상으로 이제는 구직을 포기하는 ‘구직단념자’까지 증가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엔 관심이 없어 보인다. 다시 말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들의 자립을 돕는 것이 아닌 당장 눈앞에 보이는 퍼주기에 급급해 보인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연 200만 원 기본소득, 1천만 원 기본대출을 주요 청년 정책으로 내놨다. 게다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들에게 세계 여행비 1천만 원을 지원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비판한 윤석열<국민의힘> 후보의 공약도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저소득 청년 도약 보장금’, ‘원가 주택과 역세권 주택 청년 우선 배당’ 등은 결국에 자립보단  일방적인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사탕발림식의 지원에 들어가는 모든 재원은 청년 세대들이 떠안을 나라 빚으로 다시금 돌아온다.

지금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일시적 지원금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끔 돕는 것이다. 실제로 추광호<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 실장은 “끝이 보이지 않는 취업난으로 청년들의 고통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정치권은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시 말해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우선 확보돼야 하는 것이다. 청년 세대의 고용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그들의 암울한 삶이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제는 진정으로 청년을 헤아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한때 앞길이 불안한 청년들의 심금을 울렸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말로 더는 우리 시대의 청년에게 호소할 수 없다.


*캐스팅 보터(Casting voter): 하나의 사안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최종 권한을 가지는 자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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