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케로, 「수사학」
키케로, 「수사학」
  • 강명수 기자
  • 승인 2006.10.31
  • 호수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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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정신과 문화를 복원해 낸 위대한 ‘인문학자’ 키케로는 돈이나 군대의 힘에 기대지 않은, 그리고 혈통 귀족이 아닌 사람으로서 최고의 지위에 올랐다. 이는 당시 로마의 정치 전통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건이었다. 아무런 배경도 없던 키케로가 최고의 지위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수사학’이다.
그렇다면 키케로의 ‘수사학’의 힘은 무엇인가. 키케로의 ‘수사학’은 이상적 연설가론이다. 이상적 연설가 구성에 필요한 요소는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편협한 특정 분파의 전문지식이 아니라 모든 영역을 두루 꿰뚫어 보는 지적 능력, 둘째 공동체에 대한 의무감, 셋째 주어진 상황과 주제를 파악하고 이에 따라 연설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아울러 키케로 ‘수사학’은 단지 때와 장소에 따라 말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만이 아니라 서양 인문학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는데, 이는 바로 이상적 연설가 모델이 보편 교양학의 교육 모델이라는 데에서 나타난다. 학식도 있고 시민으로서의 의무도 다하고 세련된 교양도 갖추어야 하는 시민 또는 정치가로서 한 인간이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지식과 능력을 종합한 자로서의 ‘이상적 연설갗는 곧 이후 시민 또는 인간 교육의 한 방법론으로서 서구 인문학의 기원을 키케로에게서 찾는 데 결정적 구실을 하고 있다.
한편 키케로의 ‘수사학’은 정책 연설이나 법정 연설 같은 아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수사학의 세계를 보여 주기도 한다. 즉 오늘날 강조되고 있는 로스쿨 제도의 필수 교재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강명수 기자 ddrddrddr4@i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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