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포화상태에 이른 OTT 시장과 ‘오리지널 콘텐츠’
[칼럼] 포화상태에 이른 OTT 시장과 ‘오리지널 콘텐츠’
  • 곽은아<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 수료
  • 승인 2021.11.22
  • 호수 1539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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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넷플릭스에 새로 공개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몰아보느라 주말 내내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었다. 시즌마다 모든 에피소드가 한 번에 공개되다 보니, 뒷내용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드라마를 보기 위해 1주일을 기다렸다면, 이제는 한 시즌의 완결을 기다림 없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미디어 콘텐츠의 유통방식은 이용자들의 미디어 소비 패턴에 속도감을 더했고, 몰아보기(빈지와칭, Binge Watching) 등의 새로운 시청 형태가 나타나는 데 기여했다.

이 변화가 하루아침에 정착된 것은 아니다. 과거 우린 콘텐츠 시청에 돈을 쓰는 데 익숙지 않았다. 약간의 수신료나 케이블 비용을 지불하고 텔레비전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보고 싶은 콘텐츠를 보는데 월 9,000원을 소비하는 것은 낭비로 느껴졌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OTT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구독 서비스’에 대한 개념이 상용화됐고 자연스레 이런 시청 방식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넷플릭스를 이어 최근엔 애플 TV,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왓챠, 웨이브, 쿠팡, 티빙 등 다양한 종목의 사업자들이 OTT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면서 OTT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게 됐다. 따라서 한정된 구독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자들은 콘텐츠에 주목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오리지널 콘텐츠’다.

오리지널 콘텐츠란 OTT 플랫폼이 콘텐츠의 기획, 투자, 제작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플랫폼에 독점으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OTT를 구독하지 않으면 이를 볼 수 없다. ‘하우스오브카드’, ‘기묘한 이야기’, ‘종이의 집’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초기 이용자들 확보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최근 K-Content를 이끌고 있는 ‘킹덤’, ‘D.P’, ‘오징어게임’ 역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비교적 뒤늦게 OTT 시장에 진출한 애플 역시 대부분의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또한 최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 플러스가 견제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디즈니가 제작한 마블, 스타워즈를 포함한 1만 6,000편에 이르는 자체 콘텐츠 때문일 것이다. 높은 인지도로 인해 이미 필자의 주위에도 디즈니 플러스가 오픈되자마자 구독한 사람들이 꽤 있고, 필자도 현재 이용하고 있는 OTT 서비스 중 하나를 해지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구독할 예정이다. 

다수의 이용자가 OTT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지만, 비용적인 측면과 시간적 한계 속에서 각 이용자가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의 수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 지금도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수많은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해외 OTT 서비스들의 국내 시장 진출은 국내 OTT 사업자들에겐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인기 있는 콘텐츠엔 출연 배우, 작가, 감독, 스토리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빈번하게 볼 수 있는 과도한 간접광고는 시청자의 몰입도를 해치고 이어 콘텐츠 질 저하로 이어진다. 최근 ‘오징어게임이 지상파에서 방송됐다면’이란 사진들이 인터넷상에서 화제였다. 이는 지상파 콘텐츠에서 빈번하게 나오는 지나친 간접광고를 보여주는 해학적 패러디였다. 물론 국내에선 콘텐츠 제작에 있어 여건상 어려운 점들이 있어 해외 OTT 플랫폼들과 같은 선상에서의 경쟁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PPL 및 광고 등의 수익에 집중하기보단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용자들이 돈을 내고 ‘구독’하고 싶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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