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반신욕 한 ERICA캠 교수, 확실한 후속 조치 필요해
수업 중 반신욕 한 ERICA캠 교수, 확실한 후속 조치 필요해
  • 김동현 기자
  • 승인 2021.11.08
  • 호수 1538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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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ERICA캠퍼스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의 한 전공 수업에서 교수 A씨가 반신욕을 하며 수업을 진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사실은 수업이 있던 당일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 알려졌으며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사건은 공중파 뉴스에까지 보도돼 우리 학교 학생을 포함한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같은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 강좌는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하는 형태의 수업으로, 사건 발생 당일엔 9주차에 해당하는 수업이 LMS를 통해 줌(ZOOM)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평소 카메라를 켜지 않고 음성으로 수업을 진행한 A교수는 사건 발생 당일 실수로 카메라가 켜졌고, 그 과정에서 교수가 하반신 전체를 욕조에 담그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알아챈 교수는 황급히 카메라를 껐지만 이미 학내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간 후였다. 본 수업의 수강생인 B씨는 “수업을 듣다가 교수님의 화면을 봤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A교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하게 수업을 계속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업이 끝난 이후 논란이 불거졌음을 인지한 교수는 수강생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몸이 많이 아파 욕조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휴강을 하지 않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는 해명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 한편, 이전에도 욕조에서 수업한 게 아니냐는 수강생들의 질문에 대해선 “이전에는 단 한 차례도 욕조에서 수업을 진행한 적이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해당 논란을 두고 단과대 학생회 차원의 대응은 빠르게 이뤄졌다. 지난달 30일 소융대 학생회는 총학생회와 함께 본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의 주요 골자는 ‘A교수의 비상식적인 행위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학교의 명예마저 실추시켜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피해를 줬다’며 ‘학교는 해당 교수에 대한 적절한 징계를 내리고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도 이 같은 학생들의 반응과 언론 보도 등을 의식해 A교수에 대한 신속한 대처를 취했다. 사건 발생 이튿날인 지난 28일 ERICA캠에선 교원인사위원회가 개최됐다. 본 인사위원회에선 사실진위여부를 파악하고 징계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상정할 지 여부가 논의됐다. 통상적으로 교원 징계 절차는 인사위원회에서 논의된 사안을 바탕으로 한양학원 이사회에서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ERICA캠 강승범<기획홍보처 대외협력팀> 과장은 “인사위원회에서 본 사건의 재단법인 이사회 상정이 결정됐다”며 “현재로선 중징계 이상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라 전했다. 실제 우리 학교 학칙 중 「교원인사규정」 제8장은 ‘직무상의 의무를 불이행,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하게 하는 경우 또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징계 처분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건 발생 이후 본 교과목은 휴강 처리 됐으며 수업은 3주가량 지난 후에 재개될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해당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은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생 B씨는 “갑작스런 휴강으로 향후 수업 일정이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학교는 학생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장유정<소융대 행정팀> 팀장은 “무엇보다 본 사건으로 인해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이 가지 않게 하는 것이 학교가 가장 우선시하는 사안”이라 전했다. 

본 사건에 대해 ERICA캠 교무처장 황승준<경상대 경영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ERICA캠의 수업을 관리하는 교무처의 총책임자로서 본 사건으로 인해 해당 수업의 수강생뿐 아니라 마음에 상처를 입은 모든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교수자 대상의 교육윤리 교육을 강화해 교수들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 강조했다. 

물의를 빚은 A교수에 대한 확실한 후속조치가 이뤄져 앞으로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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