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 see 先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 see 先
  • 이다영 기자
  • 승인 2021.09.13
  • 호수 1535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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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문화테마 ‘평등’
지난 9월 첫째주는 ‘양성평등주간’이었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 여성 인권선언문인 ‘여권통문’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주간이다. 금주의 문화 테마인 ‘평등’을 통해 일상에서 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길 바란다.

평등 앞에선 모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영화 「걸스 오브 막시」

평등을 구현하려는 움직임은 오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져 왔음에도 여전히 사회 속엔 다양한 형태의 차별이 존재한다. △국적 △성별 △피부색 등 각종 기준을 내세워 부당하게 행사되고 있는 차별을 어떻게 끊어낼 수 있을까.

영화 「걸스 오브 막시」는 차별에 대항해 이를 타파하는 10대 학생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 비비안은 여학생을 향한 성희롱이 만연하게 이뤄지는 학교에 재학 중이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각종 성 차별 현장을 보며 비비안은 불편함을 느끼지만 자신이 차별의 대상이 된 적은 없기에 다행이라 생각하며 순응하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조용했던 비비안의 삶은 불의를 참지 못해 언제나 그에 맞서는 루시로 인해 송두리째 변하게 된다. 비비안은 더 이상 교내 성 차별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 것에서 나아가 해결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한다.  그는 ‘막시(moxie)’란 차별에 대한 내용을 익명으로 싣는 잡지를 만들어 학교에 배포해 많은 학생들의 공감을 얻고 그들과 함께 평등에 대한 목소리를 낸다.

이 영화는 절대 해결될 수 없을 것만 같던 차별과 이에 따른 문제들도 소수의 목소리와 뜻이 모인다면 평등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일상 속 당연하게 여겨졌던 차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걸스 오브 막시」를 통해 평소 인지하고 있었지만 모른 척 넘어갔던 차별은 없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먼저 허물어야 하는 건 혐오다, 도서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

일상 속에서 장난스럽게 주고받는 △결정 장애 △맘충 △병맛 △중2병과 같은 단어는 사실 특정 대상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녹아있는 단어다. 도서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는 차별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혐오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하며 사회에 만연한 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사회 내에 존재하는 혐오를 명확히 인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제1장은 ‘시대’에 대한 혐오를 주제로 △노인 △주부 △청소년 △20대 청년을 향한 차별적 인식을 톺아보고 있다. 제2장에선 △동성애자 △여성 △장애인 등 함께 살아가는 ‘이웃’에 대한 혐오로 물든 사회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어 제3장은 사회 속에서 철저히 ‘타자’로 취급받아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는 △난민 △이주 노동자 △조선족 △탈북민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이 마주한 현실을 현장감 있게 담고 있다. 마지막 제4장에선 ‘이념’과 관련된 혐오 문제를 다뤄 △이슬람 △일본 △정치
등에 대한 사회의 왜곡된 인식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의 저자는 혐오를 근절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사회 속 혐오의 현 좌표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의식중에 가졌던 혐오의 민낯을 다룬 도서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를 통해 자신이 마주한 사회를 바르게 직면하고 이를 해체할 수 있는 해결책을 얻어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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