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로필’의 불편한 진실
‘바디프로필’의 불편한 진실
  • 이재희 기자
  • 승인 2021.08.30
  • 호수 1533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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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보디빌더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바디프로필은 이제 누구나 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젊은 층에서 더욱 인기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바디프로필’을 해시태그한 게시물이 130만 개를 돌파했고 온라인 언급량도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바디프로필이 근래에 인기를 끈 이유는 코로나19로 건강 및 운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헬스 PT, 홈트레이닝 등 자기관리를 즐기는 이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병관<인하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적어지면서 자신이 운동하는 모습을 공유하는 현상이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기기 사용에 익숙하고 SNS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즐기는 젊은 층의 특징 역시 바디프로필 열풍에 힘을 보탰다. 이 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태어날 때부터 핸드폰을 손에 쥐었던 MZ세대는 영상이나 사진에 자신을 담아내는 것 자체가 익숙한 세대”라며 “SNS 등 미디어의 발달로 자신의 몸을 드러내는 것이 쉬워지면서, 이를 통해 몸매를 과시하려는 욕구가 바디프로필로 표출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몸매를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선 훨씬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한 데 비해, 20대는 더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단 점도 젊은 층에서 바디프로필이 성행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디프로필’이 유행하는 가운데, 과도한 방식으로 몸을 만들다 건강까지 해치는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유명 유튜버 솜찌는 2개월간 준비한 바디프로필 촬영에 성공해 화제가 됐지만, 오히려 그는 바디프로필을 찍고 난 뒤 ‘바디프로필 찍은 거 후회합니다’란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 했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바디프로필 촬영은 폭식과 절식의 무한루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바디프로필 촬영을 위해 무리한 체중 감량을 단행하는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는 대부분이 근육을 돋보이기 위해 무리하게 체지방률을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바디프로필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체지방률이 일정지수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근력 감소 △두통 △무기력증 △생리불순 등 일상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어, 체지방률 감소는 호르몬 분비 문제로도 이어진다. 박정준<삼정한의원> 원장은 “급격한 체중 감량은 여러 신체 변화를 불러오지만 그중에서도 호르몬의 변화가 제일 문제”라며 “체중은 급격하게 뺄 수 있지만 신체의 호르몬은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호르몬 변화는 그 호르몬을 통해 기능하는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보다 더 큰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바디프로필 촬영의 부작용으로 식이장애를 앓게 되는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바디프로필을 촬영했던 직장인 함시연 씨는 “체지방을 13%까지 빼고 나니 생리불순을 얻었고, 촬영 후 각종 섭식장애에 시달리며 운동강박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이처럼 단기간 극단적인 식단과 과도한 운동은 목표 달성 후, 폭식과 절식으로 이어져 몸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미래<본어게인> 헬스트레이너는 “바디프로필 촬영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실천 가능한 적절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별도의 준비 없이 바디프로필을 결심하기 보단 목표에 맞는 적절한 기간설정, 촬영 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는 생활습관 개선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무리한 계획을 바탕으로 한 바디프로필 촬영은 여러 부작용을 낳지만, 보다 건강한 방법으로 준비한다면 건강과 성취감  모두 잡을 수 있다. 그러므로 사전에 충분한 고민을 거쳐 바디프로필 촬영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도움: 김미래<본어게인> 헬스트레이너
박정준<삼정한의원> 원장
이병관<인하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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