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테이블 타고 돌아온 LP 열풍
턴테이블 타고 돌아온 LP 열풍
  • 김유선 수습기자
  • 승인 2021.06.06
  • 호수 1532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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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스포티파이 △유튜브뮤직 등 온라인 음원 스트리밍의 강세 속에서 음반으로 노래를 재생하던 ‘LP(Long-playing Record)’ 음반이 뉴트로 열풍을 타고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LP 음반제작업체 ‘마장뮤직앤픽쳐스’ 관계자는 “비대면 상황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경험을 찾던 젊은이들이 아날로그적이면서 실내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LP를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LP 판매량은 전년 대비 73.1%나 급증했다. 최하나<예스24 아티스트사업팀> 과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국내 LP 시장에서 지난해는 특히 가요 LP 음반에서 성장세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를 구입한 연령층은 20대(21.2%)와 30대(31.7%)가 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가요 부문 LP 구매 연령층의 절반을 차지하는 MZ세대는 그들이 여태껏 경험해본 적 없는 LP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즐기고 있다. LP 카페 ‘TMH 성수’ 운영자는 “음악을 스트리밍 해 듣는 요즘 시대에 LP를 소유함으로써 소비자 본인이 아티스트의 매니아라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MZ세대는 LP란 독특한 형태로 음악을 소유하는 경험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과거의 중후하던 LP 가게의 분위기를 벗어나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 LP를 전시하는 카페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전과는 색다른 시·청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엔 각 아티스트만의 색을 담아 여러 디자인으로 LP를 발매하기도 한다. 카페 운영자는 “전시용 LP를 보거나 듣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들이 많다”며 “이전까지 LP는 특정 장르 매니아 층의 전유물이었지만, 최근엔 MZ세대에 친숙한 가요 장르의 가수들이 LP를 발매하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TMH 성수'에 LP와 턴테이블이 전시된 모습 

LP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일부 희소가치를 지닌 LP가 리셀 시장에서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가수 백예린의 1집 LP의 판매가는 약 6만 8천 원이었지만 리셀 시장에서 지난 5일 기준, 평균 25만 원의 시세를 형성했고, 지난 2014년 발매된 가수 아이유의 미개봉 LP 「꽃갈피」는 판매가 4만 4천 원에서 중고 거래 가격이 200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LP 음반제작업체 관계자는 “개인의 취미 차원에서 LP를 구매한 리셀러는 오랜 시간 LP가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줬지만, 재판매만을 목적으로 LP를 대량 구매한 리셀러는 가수의 음악을 듣고자 하는 팬들의 기회를 빼앗는다”며 “단순히 오래 전 발매된 음원을 듣기 위해 LP를 거래하는 리셀러와 오로지 금전적 이익을 위해 LP를 되팔이 하는 리셀러는 구분돼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 과장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기존 음악매체들이 퇴조하는 상황 속에서도 LP는 MZ세대의 뉴트로 트렌드에 힘입었다”며 LP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LP 열풍은 단조로운 일상이 반복되는 오늘날, 새롭고 특별한 자극을 찾는 젊은이들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다. LP 열풍이 음악을 향유하는 하나의 형태로 자리 잡아, 음악가와 청중이 교감을 이어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도움: 최하나<예스24 아티스트사업팀> 과장
맹양섭 기자 yang62458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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