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누구냐 넌!
알고리즘, 누구냐 넌!
  • 박지민 수습기자
  • 승인 2021.05.09
  • 호수 1530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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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제품을 검색했더니 SNS에 관련 광고가 도배돼 깜짝 놀랐다” 김수민<디자인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18> 씨의 말이다. 알고리즘이 따라다니는 것 같다는 이들의 생각은 기분탓이 아니다. 실제로 구글은 이용자가 찾아본 검색어를 데이터화 해, 이용자 맞춤 콘텐츠로 다량 추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추천 알고리즘이 이토록 잘 맞는 이유는 ‘콘텐츠 기반 필터링’ 때문이다. 이창준<언정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이용자가 본 콘텐츠와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이라 설명했다. 음원 사이트에서 A라는 힙합 노래를 좋아하는 이용자에게 B라는 새로운 힙합 노래를 소개해주면, A와 B노래는 ‘힙합’이라는 공통점으로 이용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것이다. 

하지만 알고리즘이 항상 이용자 취향에 맞춰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 이용자들끼리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날 이끌었다’라는 *인터넷 밈이 있을 정도로 알고리즘은 종종 이용자와 관계없는 영상을 추천한다. 이는 ‘협업 필터링’ 때문인데, 이 교수는 “이용자와 비슷한 이들이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이라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 속 ‘이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가 찜한 다른 상품들’ 이 그 예시다. 하지만 ‘찜한 다른 상품들’까지 완전히 취향이 같을 수 없으므로 이용자들은 뜬금없는 상품들이 추천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즉, 알고리즘은 편의를 위해 작동하지만, 기술적 특성 때문에 이용자 성향과 무관하게 발동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알고리즘은 우리 문화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검색창에 글자를 다 치기도 전에 단어들이 완성되거나 상품을 찾으면 가격이나 인기순으로 정렬되는 것 등 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 모든 것이 알고리즘이다. 실제로 우리 생활에서 많은 시간이 알고리즘에 의해 쓰인다. 홍정표<경상대 경영학부 17> 씨는 “밥을 먹으면서 유튜브 추천 영상을 보다 보면 식사 시간이 길어지게된다”라 밝혔다. 이는 ’감시 자본주의’라는 개념으로 정의되는데, 우리가 직접 콘텐츠를 선택한 것 같지만, 실은 알고리즘이 그 생각을 조종하고 유혹했다는 것이다. 그 예로 유튜브는 이용 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 알고리즘을 작동시키는데,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선 이용자가 영상 시청을 반복할수록 유튜브는 재생시간이 긴 영상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결국, 알고리즘에 이끌린 무의식이 콘텐츠를 소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감시 자본주의가 이용자들을 알고리즘에 중독시킨다고 말한다. 하지만  알고리즘은 시스템일 뿐, 최종적으로 정보를 선별하고 문화를 전파하는 것은 이용자이기 때문에 알고리즘을 대하는 이용자의 태도도 중요하다. 이 교수는 “추천 알고리즘을 대신해 지인이나 멘토의 추천을 받는 것도 방안”이라 강조했다. 

알고리즘은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로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될 것이다. 알고리즘에 이용당하기보다 이를 잘 활용하여 AI 사회를 누리기 바란다. 


*인터넷 밈: 인터넷에서 유행하고 있는 사진이나 영상 등을 의미한다.
도움: 이창준<언정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맹양섭 기자 yang62458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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