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신간소개
  • 강명수 기자
  • 승인 2006.10.01
  • 호수 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편한 진실>
환경 운동가이자 미국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의 역작 <불편한 진실>이 좋은생각에서 번역 출간됐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과 그 해결 방안을 다룬 이 책에는 환경운동가로서 살아온 저자의 30년 세월이 오롯하게 녹아 있다. 남극에서 북극까지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직접 목격하고 수집한 환경 관련 정보 중 핵심적인 사항들을 총 망라하고 있으면서도 과학적 사실들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쉽고 흥미롭게 설명한다.
빙하로 수몰되는 삶의 터전들
지구 온난화의 가장 두드러진 영향은 바로 전 세계의 산악 빙하들이 녹아 내리는 현상이다. 킬리만자로와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산맥에서 티베트 고원의 히말라야 산맥 빙하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의 빙하들 역시 녹아내리고 있다. 그 중 특히 남극이나 븍극, 그린란드 빙하의 붕괴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상 기후라는 이름의 시한폭탄
한편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지구는 이상 기후 때문에 점차 시한폭탄이 되어 버린다.
3만 5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럽의 폭염이나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쑥대밭으로 만든 ‘카트리나’ 같은 초대형 허리케인이 시시때때로 우리를 덮칠 날이 멀지 않은 듯 보인다. 한편 지구 온난화는 국지적 홍수와 사막화도 가져올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고하고 있다.
지구 생태계의 파괴
지구 온난화는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생태적 역학 관계를 파괴한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이 바로 생물종의 멸종이다. 생물학자들에 따르면 지금은 대량 멸종 위기 상황으로 규정된다. 정상적인 속도보다 천 배나 빠르게 멸종이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한편 지구 온난화로 인해 유해 생물들이 창궐하는 것도 생태적 역학 관계의 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언급한다.
지구 온난화의 은폐와 왜곡: 교묘한 책략으로 묻혀 버린 진실들
오늘날 과학계는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인간에게 있으며,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할 정도로 그 영향은 막대하다”라는 전제에 대해 거의 만장일치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동안 과학저널에 발표된 전체 논문 중 10%를 무작위 추출한 결과, 이 전제에 대해 반대의견을 보인 논문은 한 건도 없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과학계에서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대중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이유를, 저자는 거대 석유 회사, 석탄 회사, 전력 회사의 교묘한 책략에서 찾고 있다. 이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지구 온난화를 사실이 아니라 하나의 가설로 바꿔놓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를 팔아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를 둘러싼 진실을 불편해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환경 문제와 앨 고어의 삶
한편 이 책에는 앨 고어의 개인사들이 군데군데 담겨 있다. 그것은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들로서, 언뜻 보면 지구 온난화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책 중간중간에서 더욱 깊은 메시지를 빚어내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지구 온난화, 더 나아가 환경문제가 개인의 생활사와도 이어지는 실존의 문제이며, 정치에서 물러서 환경운동으로 투신한 데에도 그러한 깨달음이 깔려 있다고 외치는 것이다.
강명수 기자. ddrddrddr4@hanyang.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