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82주년 기념호 교내 인사 축사] 김우승 한양대학교 총장
[개교 82주년 기념호 교내 인사 축사] 김우승 한양대학교 총장
  • 김우승<한양대학교> 총장
  • 승인 2021.05.09
  • 호수 1530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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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승<한양대학교> 총장

1939년에 개교한 우리 한양대학교는 올해로 개교 82주년 되었으며, 1979년에 안산에서 개교한 ERICA캠퍼스는 42번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저는 오늘 개교기념일을 맞아 설립자 백남 김연준 선생님의 고귀한 뜻과 의지를 되새겨봅니다. 엄혹했던 식민 치하에서 오직 교육만이 나라를 되찾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라 믿으며, 실용 학풍을 바탕으로 사랑의 실천자를 키워야겠다는 올곧은 뜻은 지금까지 흔들림 없이 우리 한양의 건강한 정신으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더불어 그동안 정성과 의지를 모아 고귀한 실천으로 오늘의 한양을 만들어온 한양 가족 여러분께, 감히 살아있는 한양의 역사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역사는 단지 지나온 시간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살아서 변화해 나갈 것을 가늠하고, 준비하고, 실행하는데 그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대학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지금 우리 한양은 어떤 자세로 미래를 준비하며 오늘을 일궈가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대학은 MOOC와 같은 도전으로 교육비용과 교육대상의 제약이 무너지고 있고, Nano degree에 의해 교육기간의 파괴가 일어나고 있으며, Flipped Learning으로 온라인/오프라인 경계가 흐려졌고, 미네르바대학의 성공으로 인하여 전통적인 학위의 권위가 붕괴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학이 누려오던 교육시장의 독점체제는 AI Curation, MOOC, Nano degree, Social Learning 등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또한, 탈레스 S. 테이셰이라(Thales S. Teixeira)가 자신의 저서《디커플링》에서 주장했던 바와 같이, 교육 분야에서도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만 선택적으로 제공하는 디커플링이 일어날 것입니다. 마치, 우버(Uber)가 자동차 이용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던 구매, 유지, 폐기 등의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오직 사용에만 초점을 맞추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는 더이상 대학교육 현장에서 무관한 일은 아닙니다. 교육은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넘어 개척하고 선도해야하는데, 교육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분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한양 가족 여러분!
우리 한양은 first mover로서 그동안 대학교육을 선도하며, 변화의 첨병이 되어 왔습니다. 실용 학풍을 기반으로 조국 근대화의 엔진으로 달려오며 자랑스러운 성과를 만들어왔습니다. 이러한 실용 학풍의 전통 위에서 미래지향적인 산학협력을 선도해왔고, 문제구성력과 문제해결능력을 제고할 수 있는 IC-PBL를 교육 현장에 정착시키고 있으며,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와 5G 기술을 더한 국내 최초의 실시간 온라인 교육 모델인 HY-LIVE를 구현해왔습니다. 

또한, 집단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고, 사회와의 연계성 강화를 위한 연구체계 구축을 위해 Industry-University Collaboration Center인 IUCC, Medicine-Engineering-Bio 융합의 MEB센터, 인문학 진흥센터 Hanyang Humanities Enhancement Center를 설립하여 한양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 한양의 성취를 자랑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의 성취가 우리의 오늘을 만들어왔듯, 지금 이곳에서 우리가 어떤 자세로 어떤 변화를 꿈꾸고 실행하느냐가 내일의 한양을 만들 것이라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제 날마다 도전일 수밖에 없는 것이 교육 현실입니다. 에듀테크의 발전은 교육의 대중화, 교육효과의 극대화, 교육과 실생활의 결합을 지향합니다. 에듀테크의 성과로 꼽히는 MOOC가 놀라운 것은 전 세계 550여개 대학에서 4,50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탠퍼드의 Coursera, 하버드와 MIT의 Edx와 같은 세계적인 명문대학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 구글의 Udacity처럼 우수한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강의실이 대학교육의 현장이 아닐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은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대학교육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그것은 배제가 아니라 포괄의 방식으로, 선별이 아니라 융합의 형태로, 성적 중심 평가에서 역량 중심 평가로 구체화될 것입니다. 역량 중심 평가는 학습자 중심, 과정 중심, 수업의 개인화, 학습시간의 자율화, 연속적인 역량 관리, 역량 평가의 공정성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향합니다. 미국의 사립고등학교와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과감하게 도입된 역량중심 평가는 4차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의 필요조건이라 판단됩니다.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교육, 누구나 할 수 있는 교육이라면 굳이 한양이 할 이유는 없습니다. 한양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도전과 시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변화는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가야할 길이라면 앞서 나가는 것이 보람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한양 가족 여러분!
2년째 접어든 코로나로 인하여 모두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으로 대과없이 지나고 있습니다. 총장으로서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마음이 모이면 뜻이 모이고, 뜻이 모이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코로나로 많이 지쳐있지만 서로가 서로의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어, 어깨를 겯고 함께 나아가길 희망합니다. 며칠 전 한 단과대 현관에서 중간고사를 보러 온 학생들에게 학생회에서 나눠준 코로나 키트를 보면서, 전 그 희망을 보았습니다. 중간고사라서 다들 바쁘고 힘들 텐데, 다른 학생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너무도 고마웠습니다. 이러한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학생들의 마음이 바로 한양의 정신이며, 우리가 이 환난을 넘어설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한양 가족 여러분!
개교기념일을 맞아, 저는 새로운 대학의 미래를 구성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일궈온 성과가 그러했듯, 앞으로 우리가 구현해야할 도전과 성취의 맨 앞에 우리 한양이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미래를 선도할 첨병으로 건강한 진군을 이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한양 가족 여러분의 따듯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오늘의 한양을 일궈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 한양의 대체 불가능한 자산, 여러분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지난 82년의 시간이 그러했듯, 앞으로도 열정과 사랑으로 한양의 앞길을 함께 열어가며 축복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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