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사회의 뜨거운 감자 ‘구조조정’
대학사회의 뜨거운 감자 ‘구조조정’
  • 이지훈 수습기자
  • 승인 2005.09.12
  • 호수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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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안 발표에 따라 전국의 각 대학들은 구조조정에 열중이다. 이에 한대 신문은 대학구조조정을 집중조명하는 연재기획 '대학사회의 뜨거운 감자, 구조조정을'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연재순서     1. 교육부 대학 구조 개혁안 중간 점검
                2. 한양대학교 구조조정 개혁안 중간 점검
                3. 한양대학교 구조조정의 핵심 쟁점
                4. 대학 구조조정의 현실과 방향 

우리학교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학과 통폐합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학과 통폐합 문제는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우리학교의 경우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인 HYU2010 계획에서 2010년 까지 서울배움터와 안산배움터의 유사 중복학과를 통폐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의과대, 사범대, 음대, 그리고 통폐합이 2001년에 이미 이루어진 법대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학과가 통폐합 대상에 포함된다. 우리학교의 경우 2001년 서울배움터와 안산배움터간의 법대 통폐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대립되는 학교와 학생들의 주장

기획조정처장 전규동 교수는 “학교가 경쟁력을 갖추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학과 통폐합이 필요하다”며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무리하지 않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10월 발족되는 교수들로 구성된 구조개혁 위원회에서 세부 계획을 세워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또,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정원 감축 문제에 대해서는 “유지되는 것이 유리한 과의 경우 유지할 것이고, 축소되는 것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될 경우에는 축소 될 수 있다”고 말해 경우에 따라 인원 감축이 불가피함을 밝혔다. 이러한 학교의 통폐합 계획에 대해 학생들은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서울 배움터 자연대 학생회장 장석훈<자연대·생명과학 98>은 “만약 배움터를 옮겨야 한다면 어떤 대안이 나와도 반대 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며, 강력한 거부의사를 표했다. 또 서울 배움터 공대 학생회장 배준경은 “학교 측이 진지한 고민을 통해 학교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인지,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되는 것이 사실이다”며 학교 측에 대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안산배움터 김윤상<언정대·신방 99>도 “통폐합이 일어나면 안산배움터의 대가 끊기는 것이다. 전통이 사라진 대학에 대한 학생들의 애정이 떨어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실제로 지난 2003년과 2004년 서울배움터 사회대 신방과와 안산배움터 언정대 신방과의 통폐합 안이 안산배움터 학생들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된 사례가 있다.


한편, 중복학과 통폐합과 맞물려 유사학과 통폐합을 둘러싼 논의도 일어나고 있다. 유사학과 통폐합에 대해 학교 측은 “유사학과 통폐합은 장단점이 있다”며 “학문 선택의 폭을 넓히는 기회 제공 측면에서 학생들에게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공대 학생회장 배준경<공대·기계공학 02>은 “전혀 연관성이 없는 학과의 통폐합은 학생들은 물론 교수님들에게도 많은 불만을 낳고 있다. 일례로 시스템응용공학과와 산업원자력학과가 통폐합 됐는데 그 결과 학과 단위의 특성이 무시되고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흩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대학 구조조정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과 학과 통폐합 논의에 대해 기획조정처장 전규동 교수는 “구성원들 모두가 개혁하고자 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며 한양인 모두 주인의식을 가지고 이번 문제를 바라보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표했다. 또한 “통폐합과정에서 이해당사자들의 경우 다소의 손해가 있을 수 있지만 학교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이러한 학교 측의 태도에 다양한 의견을 밝혔다. 경영대 학생회장 여태경<경영대·경영 03>은 “예민한 문제인 만큼 학교 측이 신중하게 접근하기 바란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안산배움터 신성우 역시 “통폐합에 반대하지만, 학교 측에서 학생들과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서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과정이 있다면 따를 것이다”는 의견을 표했다.
많은 학생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대학의 개혁은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학생들이 학과 통폐합에 반대하는 이유 중에는 통폐합의 구체적 내용과 통폐합시의 장점에 대해 학교 측과의 의견교류가 없었던 점도 큰 것으로 보인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학교 문제에 구성원들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들을 주인으로 대우하는 학교 측의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구조개혁위원회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창구를 만드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공청회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 또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학교의 구조조정과 학과통폐합 사안이 충분한 논의와 의견 수렴을 통해 교육 당사자들 간의 충돌 없이 서로에게 발전적인 합의점을 찾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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