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ZERO로 향하는 스마트 그린도시
탄소 ZERO로 향하는 스마트 그린도시
  • 맹양섭 기자
  • 승인 2021.04.11
  • 호수 1528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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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도시에서의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면서 탄소배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도시에 남아있던 자연공간은 시가지로 변해가며, 생물의 다양성마저 사라지는 추세다. 이에 도시를 회복하고자 전환도시운동을 외치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를 앞서나간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 시티는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을 만들어냈으며,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보봉 마을에선 주택이 태양을 바라보며 회전하는 ‘헬리오트롭’으로 가정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전 세계적인 추세를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 그린도시’로 따르고 있다.

▲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 시티에선 시민들이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스마트 그린도시란 도시에서 발생하는 기후·환경 문제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후 △대기 △물 △자원순환의 여러 환경 분야 사업을 구축해 맞춤형 환경개선안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현주<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 행정사무관은 이에 관해 “시민의 의견을 수립해 도시 특성에 부합하면서도 인간과 환경이 지속 가능한 공간을 꾸려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을 위한 새로운 움직임
지난해 우리나라는 스마트 그린도시 구축에 의지를 표명했고, 올해부터 사업 시행에 나선다. 현재까지 25개 도시를 스마트 그린도시로 선정하고 그중에서 기후·환경 문제해결을 위한 ‘문제해결형’ 20곳과, 문제해결에서 나아가 도시를 녹색공간으로 전환하는 ‘종합선도형’ 5곳으로 진행하고 있다.

도시는 인구와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공간이다. 그래서 생태·녹지 공간이 부족하거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이상기후의 증세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이에 스마트 그린도시는 생태공원을 조성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을 마련한다. 실제로 종합선도형으로 선정된 경기도 화성시는 △맵핑 및 생태체험 VR △산책로 탐방 시설 △트리하우스를 조성해 환경복원과 시민 학습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바뀌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미세먼지와 오존 발생을 감소시키는 ‘쿨링포그’와 여름철 열섬현상 완화를 위해 폭염 발생 시 도로에 물을 분사하는 ‘쿨링로드’ 등을 설치하기도 한다. 이 행정사무관은 “변해버린 기후를 단시간에 되돌리긴 어렵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런 방식으로 당면한 위기에 적응할 순 있다”고 말했다. 문제해결형으로 선정된 제주도에선 시민들의 폐기물 재활용을 높이도록 ‘새활용 문화 확산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방치되거나 쓰레기 매립지로 전락해버린 공간에도 스마트 그린도시 정책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일례로 문제해결형으로 선정된 전라도 순천시는 수질오염을 관리하기 위해 동네 주민들로부터 잊힌 다리 밑 공간을 ‘빗물 저류시설’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 행정사무관은 “이처럼 첨단 기술을 이용하지 않고도 동네에서 방치된 곳을 시민이 이용 가능한 시설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 남겨야 할 발자국은
성공적인 스마트 그린도시로 나아가려면 앞서 소개된 대안과 더불어 건물 내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도 함께 관리돼야 한다. 심홍석<한국에너지공단 건물에너지실> 과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 다음으로 건물을 통해서 에너지가 가장 많이 소비된다”며 “우리가 아는 일반 건물은 △단열재 △보일러 △조명 △창호와 같은 에너지 측면에서의 고효율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효과적이지 않은 에너지 시설로 건물이 설계돼 시공되므로 이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단연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행정사무관은 “스마트 그린도시 10가지 사업유형 중 건물과 관련된 분야는 환경교육으로 한정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보봉 마을에 있는 탄소제로주택 ‘헬리오트롭’은 태양의 궤도에 따라 태양광 전지판이 움직인다.

다행인 점은 국토교통부가 기존 낡은 건물에 에너지 성능과 효율을 향상시키는 그린리모델링 사업과 *제로 에너지 건축물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체면적 1,000㎡ 이상 공공건물을 제로 에너지 건축물로 지었으나, 오는 2030년부턴 전체면적 500㎡ 이상 모든 건물이 제로 에너지 건축물로 공사된다. 심 과장은 “향후 제로 에너지 건축물이 늘어날수록 에너지 소비 부분에서 건물의 에너지 자립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도시
스마트 그린도시의 성공적인 개발과 발전을 위해 이 행정사무관은 “무엇보다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의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오늘날 자연 속 쉼터를 제공하고, 기후·환경에 맞서는 스마트 그린도시. 앞으로 남겨진 과제를 풀어가고, 소소한 일상에서 우리의 손으로 차근차근 똑똑한 녹색 도시를 조성해보는 건 어떨까?


*제로 에너지 건축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건물 안팎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를 줄이고, 이를 효율적으로 쓰는 건물을 말한다.

도움: 심홍석<한국에너지공단 건물에너지실> 과장
이현주<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 행정사무관
사진 출처: blog.naver.com/janekang96/221835347090
blog.naver.com/keiti_sns/15017896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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