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게임에 돈을 쓰는 과금러, 마냥 호구일까?
[칼럼] 게임에 돈을 쓰는 과금러, 마냥 호구일까?
  • 문성호<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
  • 승인 2021.04.11
  • 호수 1528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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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

본래 게임이라고 하면 텔레비전에 콘솔을 연결해 즐기는 비디오게임이나 PC로 즐기는 PC게임과 온라인게임을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과 초고속 무선 인터넷기술의 발달이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모바일게임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나타났으며, 기술의 발전에 따라 모바일게임시장은 더욱 발전하였다.

특히 스마트폰과 초고속 무선 인터넷을 활용한 현재의 모바일게임은 마치 PC 온라인게임처럼 뛰어난 그래픽과 실시간 콘텐츠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를 개발하고 유지하는 데 비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게임사업자는 게임을 제작한 비용도 있거니와 서버를 운영하거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개발을 계속하므로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게임사업자는 유통된 게임을 통해 어느 정도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과금이라 부르고, 이러한 방식을 구축한 것이 과금 시스템이다.

본래 과금은 ‘그 게임을 구매할 때 사용되는 비용’만을 일컬었다. 콘솔을 이용한 비디오게임 시장과 PC게임이 그러하다. 물론 모바일게임에서도 계정을 통해 구매해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펴볼 부분은 바로 무료로 이용 가능하면서 게임 내 재화나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과금을 발생시키는, 이른바 ‘부분유료화’ 게임에서의 이야기다.

요컨대 모바일게임은 PC게임과 다르게 장시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이동할 때나 혹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 등 간편하고 단시간만 즐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중이용자가 있기에 게임 내 서열은 차이가 날 때가 있는데, 이는 특히 △롤플레잉 △액션 △전략 장르 게임에서 두드러진다. 이 장르들에선 PvP라 해 이용자 간 대결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이용자는 경이용자에 비해 압도적인 실력이나 성능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게임사 측에선 이런 차이를 여러 가지 방면으로 해소하기 마련인데,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방법은 바로 게임 내 재화를 과금으로 구입해 그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이다. 경이용자 중 높은 서열로 올라가고 싶은 이용자는 과금을 통해 중이용자와 비슷하거나 혹은 이를 웃도는 경우를 만든다. 이를 과금 한 이용자라는 뜻으로 ‘과금러’라 부른다. 반면에 과금하지 않은 이용자는 ‘무과금러’라고 부른다. 물론 게임 내에서 악의적으로 과금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러한 경우는 논외로 치고 순수하게 본인 의지로 과금한다고 했을 때만을 말한다.

세간에선 과금러에 대한 인식이 다소 좋지 않은 편이다. ‘시간을 돈으로 산 이용자’라는 평가는 둘째 치고, 허구인 게임에 현실의 돈을 쓴다는 이유로 호구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과연 실제 이용자들의 동기는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필자는 모바일게임에서 과금을 한 경험이 있는 1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과금 이용 동기를 측정해보았다.

이를 통해 알 수 있었던 사실을 결론 내리자면, 과금러들 중 누군가는 게임 내 상호교류와 정보를 추구하기에(마르코폴로형), 게임 내 콘텐츠 수집과 성장을 목적으로(조지 5세형), 게임 내 신분 상승 및 고위 자격취득을 목적으로(나폴레옹형), 게임 내 캐릭터 단장과 과금 시스템을 즐기고자(마리 앙트와네트형), 그리고 게임 자체를 선호해서 과금을 하는 경우(테레사형)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즉, 마냥 쏟아붓는 호구가 아니라 자신만의 선호에 따라 과금을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때때로 과도한 과금으로 인해 생활고를 겪거나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보도돼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러한 과금러의 과금 요인을 잘 분석해보면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 피해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방법이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개발자 입장에선 본인들이 만든 게임이 어떤 지향성을 띤 과금을 설정해 이용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것인지 길을 비출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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