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 잘 부탁드립니다!
[장산곶매] 잘 부탁드립니다!
  • 정채은 편집국장
  • 승인 2020.12.30
  • 호수 1523
  • 7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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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채은<편집국장>

‘당신은 나의 동반자’ 한대신문에서의 활동은 보통 3학기를 기본으로 한다. 이 3학기는 수습기자부터 정기자, 그리고 기회가 닿는다면 한 부서의 부장까지 할 수 있는 절대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 생활의 절반이 시작될 때 이곳에 들어왔으니, 대학 생활이 거의 끝날 무렵인 지금 한대신문은 내 삶의 동반자이자, 마감과 조판이 이뤄지는 금요일과 토요일은 특히 삶 그 자체가 됐다.

‘세 학기만 채우면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리라’ 그렇게 다짐했건만, 어느새 4학기째 시작을 맞고 있다. 그저 책임감 때문에, 혹은 다른 기자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서 이곳에 남는 선택을 한 건 아니다. 나는 어떤 선택이든 득과 실을 먼저 따져보려 하는데, 10번 생각했을 때 9번 정도가 한대신문에 남는 것이 나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줬다. 1번을 고사한 건 뜬눈으로 지새웠던 수많은 금요일 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보다 호기심이 많았구나’ 한대신문의 구성원으로 열심히 활동하며 나에게 득이 된 것은 20여 년 동안 숨어있던 나의 재능을 발견했다는 것, 그리고 잠시 잊고 있던 치열함, 그 감정을 느낀 것이었다. 지난 2학기 동안 문화부에서 몸담았는데, 이곳에서 기사를 작성하려면 어느 정도 참신한 아이템을 발굴해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하나의 주제에 대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을 가져야 하는데, 때론 정말 생각지도 못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번듯한 기사 한 편이 될 때도 있다. 어떤 것이든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에 궁금증 없이 살아온 나에게 궁금한 걸 생각해내는 것은 처음엔 곤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숨어있던 나의 재능이 아니었을까?’라고 종종 생각할 정도로 큰 능력이 됐다. 그리고 이런 호기심에서 시작해 기획안을 작성하고, 취재를 통해 기사가 완성될 때, 또한 다른 기자와 함께 이것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을 땐 나 자신과 그들에게서 가슴이 웅장해지는 뜨거움을 느끼기도 했다.

‘이젠 호기심보단 냉철한 판단을’ 지금까지는 호기심을 갖고 기사를 작성하면, 냉철한 판단은 선배 기자들이 해줬다. 하지만 그것이 내 몫이 되니, 어떤 감정에도 치우치지 않고 글을 읽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내 판단을 믿기 위해 얼마만큼의  큰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지를 뼈저리게 느낀다. 냉철한 판단력을 기르기 위해 또다시, 처음 신문사에 들어왔을 때처럼 신문을 그리고 기사를 공부하는 중이다.

‘다채로운 색을 가진 한대신문’ 편집국장으로 새로운 신문사 일을 배우며 나는 앞으로 한대신문은 어떤 신문이 돼야 하는지, 또 스스로는 어떤 편집국장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 매일 고민하고 있다. 뻔한 말일 수 있지만, 색에 비유하자면 독자들에겐 다채로운 색을 지닌 한대신문이 되고 싶다. 그리고 기자단에겐 따뜻한 색을 띠는 편집국장이 되고 싶다. 그들이 겪고 있는 과정을 미리 지나온 사람으로서  그 힘듦을 함께 나누면서 말이다.
 
‘잘 부탁드립니다’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발행이 있는 일주일은 ‘난리법석’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그러나 그 난리법석 속에서도 함께 부대끼며 성장해갈 한대신문 기자단이 있어 마음이 한결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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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2020-12-30 17:46:57
멀리서 응원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