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코로나 블루, 확대되는 우울증
지속되는 코로나 블루, 확대되는 우울증
  • 최시언 수습기자
  • 승인 2020.12.30
  • 호수 1523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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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국적으로 시행 중이다. 이는 감염병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나, 우리에겐 또 다른 질병의 확산을 불러왔다. 바로 우울증이다. 사실 가벼운 우울감은 누구나 갖고 있다. 월요일에 모든 게 귀찮게 느껴진다는 일명 ‘월요병’처럼 일시적으로 느끼는 우울한 기분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길어진 코로나19로 확산된 우울증은 장기적이며, 치명적이다.

이전과는 다른 우울증 증가 추세
지난해 12월,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된 60대 남성이 코로나19 치료 당시 발병한 우울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코로나19로 약 한 달 동안 격리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우울증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울증은 비단 코로나 확진자에게만 나타나는 증세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자살예방 강화대책’에서 ‘고립감과 스트레스로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람의 지수는 2018년 2.34점에서 대폭 상승한 5.86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의 우울감 수치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두 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우울증과 구분되는 코로나 블루 바로 알기
이처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일상생활이 마비되면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이에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 ‘코로나 블루’가 만들어졌다. 코로나 블루의 예시로는 △감염병 관련 뉴스 집착 △감염에 대한 불안감 △외부 활동 자제로 생기는 무력감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등을 꼽을 수 있다.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되면서 그것이 우울증과 혼동되기도 한다. 그러나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사회에 전반적으로 나타난 우울감을 나타내는 용어일 뿐 정식 진단명은 아니다. 김정은<마인드힐링 심리상담센터> 대표는 “우울증이란 의사에게 진단을 받은 뒤 사용하는 의학적 명칭”이라며, 단순히 우울함을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 블루로 우울감이 확대되는 현상은 우울증 환자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우울증 발병의 과학적 원인
우울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선 세포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에는 △노레피네프린 △도파민 △세로토닌 등의 다양한 호르몬으로 구성돼있다. 신경 세포들은 사이에는 시냅스라는 작은 틈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원활한 정보 전달을 위해선 신경전달물질을 통해야만 하는데,  바로 이 신경전달물질이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은 양호한 정신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신경전달물질만을 종류별로 파악해 생산한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나타난 생활 습관의 변화와 사회적 고립에 의한 스트레스 등으로 신경전달물질 생산 기능이 마비되면서 신경전달물질을 적절하게 공급하지 못해 우울증에 걸리는 것이다. 김 대표는 “사람들은 햇볕을 쬐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세로토닌을 적절히 분비하는데, 외출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면서 발생한 세로토닌의 결핍 증상이 우울증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확대되는 우울증에 맞서는 새로운 대처
먼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고립을 극복할 필요성이 있다. 첫 번째 대처 방안은 ‘랜선 모임’이다. 김 대표는 “송년회와 같은 모임을 랜선으로 진행하면서 정서적으로 지지 받고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혜린<언정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20> 씨는 연말에 랜선 모임을 가졌는데,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온라인으로라도 얼굴을 보고 함께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랜선 모임의 이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 번째 대처 방안은 ‘랜선 여행’이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지금, 미디어를 이용한 랜선 여행은 삶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여행 유튜버 ‘청춘여락’은 여행을 직접 가는 대신 ‘아바타 랜선 여행’이라는 콘텐츠를 기획했다. 이는 해외 유명 여행지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섭외해 그가 있는 여행지를 자세히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랜선을 매개로 등장한 문화들은 코로나19의 우울한 상황 속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개인의 우울감이 심할 경우, 의료기관에서 이용하는 우울증 진단 기준으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김 대표는 “국민안전포털과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심리상담과 의료기관을 통한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삼태<송죽 한의원> 원장은 “우울증은 몸을 골고루 움직이지 않을 때 발생하기 쉽다”며 “집에서 할 수 있는 제자리 달리기와 같은 ‘실내운동’은 뇌 신경 기능을 건강하게 해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자연치유 기술”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우울함과 불안함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코로나 블루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코로나19로 변한 새로운 생활방식에 맞는 랜선 모임, 실내운동과 같은 문화 활동들을 통해 잔뜩 쌓여있는 우울함과 불안감을 극복해보는 건 어떨까.

도움: 김삼태<송죽한의원> 원장
김정은<마인드 힐링 심리상담센터> 대표
맹양섭 기자 yang62458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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