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대신문 문예상 비평 심사평] 좋은 비평에는 텐션(tension)이 있다
[2020 한대신문 문예상 비평 심사평] 좋은 비평에는 텐션(tension)이 있다
  • 이재복<국문대 한국언어문학과> 교수
  • 승인 2020.11.30
  • 호수 1522
  • 7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가 비평을 읽는 이유는 그 글에 매혹을 느끼기 때문이다. 글의 길이가 길든 아니면 짧든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짧은 글은 짧은 대로 응축과 간결함에서 오는 맛이 있다. 그래서 좋은 글은 맛깔스럽다. 이번에 응모된 7편은 하나같이 짧다. 이렇게 짧아진 이유를 속도와 감각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문화적인 환경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흐름에 맞게 글의 형식을 가져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응축과 간결함이 단순히 길이의 짧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글이 짧다는 것은 그만큼 문장이 함축성과 강한 긴장을 동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평에서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요약이나 분석으로 그쳐서는 안 되고, 그것은 어디까지나 ‘해석’이어야 한다. 그것이 해석이 되려면 비평 대상과 쉽게 화해하거나 타협하면 안 된다. 치열한 싸움, 다시 말하면 격렬한 긴장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다소 아쉬웠다. 이번에 응모된 7편 중 에 눈이 간 것은 ‘왕관의 무게, 리더의 자격’과 ‘우리는 우리가 될 수 있나요?’ ‘나를 넘어서는 실천’이였다. 세 편 모두 비평 대상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좋았다. 비평 대상에 대한 좀 더 세심한 관찰과 깊이 있는 사고, 그리고 비평적 해석에 기반 한 레토릭을 보완한다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으리라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