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 2021학년도 학생회 선거 무산으로 또다시 공석 줄 잇나
서울캠 2021학년도 학생회 선거 무산으로 또다시 공석 줄 잇나
  • 임윤지 수습기자
  • 승인 2020.11.23
  • 호수 1521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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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라면 ERICA캠퍼스와 동일하게 지난 18일부터 선거 운동이 시작됐을 서울캠퍼스는 2021학년도 총학생회(이하 총학)와 총여학생회(이하 총여) 선거가 이뤄지지조차 않았다. 등록 기간 내 입후보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서울캠 총학은 4년째, 총여는 7년째 공석을 맞는다. 중앙선거관리위위원회(이하 중선관위) 위원장 권도형<사범대 국어교육과 18> 씨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우리 학교 학생 사회에 총학이 더욱 필요한 상황임에도 선거 자체가 무산돼 안타깝다”며 이번 선거 무산에 아쉬움을 전했다.

또다시 선거가 무산된 상황에 대해 서울캠 학생들은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씨는 “총학이 없으면 다양한 학생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게 된다”며 “지난번에 이어 이번 선거마저 또 무산된 게 여러모로 정말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더 많은 학생들이 총학의 부재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인식하고 책임감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B씨는 “지난 46대 총학 선거 당시의 논란 이후로 총학이 다른 사람들도 나가기 부담스러운 자리로 인식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게다가 코로나19로 학생과 학교 간 소통이 어려워진 것을 경험해 왔는데 총학이 또 부재하게 돼 앞으로도 학교를 향해 학생 의견을 개진하는 데 어려움이 지속될 듯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도 무산된 서울캠은 적어도 다음해 3월에 차기 중선관위가 진행하는 보궐 선거가 있기 전까지는 다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를 이어가게 된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비대위는 이미 단과대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중앙운영위원회 위원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들은 각 단과대 업무를 책임지는 것이 우선이기에 총학의 업무는 최소한의 유지를 위한 정도로만 이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권 씨는 “하루빨리 총학이 나와 비대위 체제의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길 바란다”며 “선거 무산을 막기 위해선 선거와 학생 자치 기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캠 상당수의 단과대 역시 입후보자 미등록으로 선거 자체가 무산된 상황이다. 지난 12일까지 서울캠에선 총학 선본 등록과 동시에 단과대별 학생회 선본 등록도 진행된 바 있다. 지금까지 결과가 확인된 13개 단과대 중 △건축계열 △경금대 △공대 △사범대 △사회대 △인문대 총 6곳의 단과대는 단 1명의 후보자도 등록하지 않아 선거가 진행되지 못했다. 반면 1팀 이상의 후보자가 등록된 곳은 △간호학부 △경영대 △국제학부 △예체대 △음대 △자연대 △정책대로 7곳이다. 입후보자 등록이 있었다 해도 투표율이 미달해 개표가 무산된다면 더 많은 학생회가 공석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서울캠 중선관위는 회의를 거쳐 추천인 서명 진행 방식에 관한 세부 규칙을 추가해 온라인 투표 시행 규칙을 개정한 바 있다. 그러나 선거가 무산되면서 이를 적용조차 하지 못했다. 학생들의 무관심 속에서 우리 학교 학생회가 공백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학생회의 부재가 지속된다면 학생 개인만으로 혹은 단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한계는 점차 뚜렷해질 것이다. 우리는 학생회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내 사안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변화와 해결을 위한 학생들의 작은 움직임이 모여 의미 있는 행동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 선거에선 학생들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 속에 정당성을 부여받은 총학이 구성돼 학생 사회를 회복하려는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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