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
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
  • 박용진 기자
  • 승인 2020.11.23
  • 호수 1521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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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섭<키스톤 핸즈> 의장

불과 20년 전, 우리는 목적지를 향해 가기 위해선 두꺼운 종이 지도책을 펼쳐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얇은 스마트폰 속 인터넷 지도만으로 손쉽게 목적지를 찾아간다.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했던 인물이 바로 본교 토목공학과 출신의 서태섭 동문이다. 서 동문은 회사를 창업해 인터넷 지도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서 동문은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창업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우리 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앱 ‘옐로우 박스’의 개발자이기도 한 그의 굴곡진 인생 속으로 들어가 보자.

컴퓨터를 좋아하던 학생
서 동문의 고향은 바다 내음이 풍기는 부산광역시 광안리다. 바닷가 근처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서 동문은 친구들과 산과 바다로 놀러 다니기를 좋아하던 장난기 많은 학생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놀기만 좋아하는 학생은 아니었는데,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만큼 공부도 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년 시절의 그에겐 미래에 대한 목표나 꿈이 없었다. 그래서 부모님과 주변의 권유로 의과대학 입학시험을 봤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놀러 다니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해서 주말이면 항상 친구들과 어디론가 다니곤 했었죠. 그렇게 신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대학 진학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 왔어요. 그 당시에는 목표의식도 없었고 남들처럼 확실한 꿈이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주변의 부추김에 의해 의과대학 시험을 봤어요. 목표의식이 없어서였는지 의과대학 시험은 떨어졌고, 결국은 재수를 해서 우리 학교 토목공학과에 입학했죠.”
하지만 그렇게 입학한 토목공학과는 그의 적성과 맞지 않았다. 서 동문은 오히려 대학 진학 후 토목이라는 분야보다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그는 졸업 후 건설 회사가 아닌 IT 회사에 입사한다.

“대학에 들어가고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80년대만 해도 학교에 있는 컴퓨터실이 출입 금지시설이었을 만큼 컴퓨터가 귀했죠. 그 당시에 제가 입력한 값이 컴퓨터를 통해 출력돼서 나온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래서 취업도 IT관련 회사들로 준비했고 첫 직장으로 대림엔지니어링에 입사했죠.”

위기 탈출로 창업을 택하다
IT와 연을 맺은 그는 이후 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로 이직한다. 이직과 동시에 그는 그때만하더라도 국내에 보급되지 않았던 자동차 네비게이션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1998년, 우리나라를 뒤흔든 IMF 경제위기로 그가 진행하던 네비게이션 사업이 중단되며 회사에서 퇴사 하게 된다. 남들은 실패라 부를 수 있는 위기 속에서 그는 ‘창업’이라는 돌파구를 선택한다. 

“IMF 경제위기와 동시에 다니던 회사가 어려워져 회사를 나왔어요. 퇴사 이후 새 직장을 얻으려고 준비도 했지만, 쉽지가 않았죠. 그래서 선택한 게 창업이에요. 사실 기아자동차로 이직하면서부터 인터넷과 관련한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제가 이직하던 시기에 우리나라에도 인터넷이 보급되고 상용화되기 시작했거든요. ‘재취업도 쉽지 않을 것 같으니 내가 해보고 싶었던 사업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기아자동차에서 퇴사한 2명의 동료와 함께 ‘트윙클리틀스타’라는 회사를 만들었어요.”

그렇게 시작한 그의 첫 회사는 출발부터 정부 사업을 맡게 되면서 기분 좋게 항해를 시작한다. 그러나 안정적인 출발에도 그는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별을 바라보며 사업을 기획하는데, 그게 바로 ‘인터넷 지도’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사람들 대부분이 종이 지도를 들고 다녔어요. 바로 거기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했죠. 인터넷이 막 상용화되기 시작했고, 무겁게 들고 다니는 종이 지도 대신, 인터넷에 지도를 만들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서울시 인터넷 지도를 제작해서 사람들에게 공개했죠. 그러자 다른 지역 지도도 만들어 달라는 요쳥이 빗발쳤고, 결국은 전국 인터넷 지도를 만들었어요.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지도의 출발점이 된거죠.” 

그렇게 인터넷 지도 기술을 개발한 뒤, 전 국민이 사용 가능한 인터넷 지도로 발전하도록 기술은 물론 회사 자체를 대기업에 매각한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사업에 다시 한번 도전하게 되고, 그 사업은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내의 열매는 달콤할 것이다
현재 그는 다음 달 출시하는 배달 앱 스타트업 회사 ‘옐로우 박스’의 대표임과 동시에, 지난해부터 우리 학교에서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하는 겸임 교수다. 그는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창업에 필요한 것들을 알려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시간을 참고 견딜 수 있는 인내력을 가장 중요한 점으로 꼽고 있다.

“창업이란 열매가 익기를 기다리는 과정과도 같죠. 특히 IT 산업의 경우 창업 이후 사업이 성숙기에 도달하려면 짧게는 6년 길게는 10년까지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짧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버티는지, 그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의 사업을 어떻게 잘 익은 열매로 가꿔 나가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이외에도 창업에 도움이 될 만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창의역량’ 수업을 통해 후배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이미 창업을 통해서 큰 성공을 거둔 그지만 그는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스타트업에 몸담고 싶다는 서 동문. 인터뷰 내내 창업에 대한 그의 태도는 긍정 그 자체였다. 앞으로 그가 어떤 ‘획기적인 아이템’을 담은 지도와 함께 우리 곁을 찾아올지 기대해 보자.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창업의 세계 속에서 그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고난을 버텨왔다. 그는 자신을 ‘초긍정존버’라 부른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버티고 버텨서 지금의 자신이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는 뜻이다.

사진 제공: 서태섭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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