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변조 방지 중입니다” 모바일 신분증의 등장!
“위변조 방지 중입니다” 모바일 신분증의 등장!
  • 맹양섭 기자
  • 승인 2020.09.28
  • 호수 1518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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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신분증은 무엇일까? 이는 조선시대에 동물의 뼈나 이빨로 제작된 ‘호패’로 △국역 △인구파악 △조세 확보를 위해 시행됐다. 이후 1950년대엔 신체의 특성이 적혀 종이 신상명세서라고도 불린 ‘도민증’이 도입됐다. 이로부터 10년 후, 지문과 홀로그램 등이 적용된 ‘플라스틱 신분증’이 등장해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젠 휴대전화에 자신을 증명하는 신분증을 담은 ‘모바일 신분증’까지 나타났다.

모바일 신분증의 대표적인 사례로 △경찰청 △국내 주요 통신 3사 △도로교통공단이 함께 개발한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가 있다. 이는 휴대전화를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는데, 간편 본인인증이 가능한 ‘패스’ 앱에 접속해 신분증 항목을 선택하면 이용자의 실물 운전면허증과 대조의 과정을 거쳐 등록된다. 김덕호<행정안전부 디지털안전정책과> 주무관은 “정부 역시 내년부터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기존 운전면허증이 사용되는 범위와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 전했다.

▲패스 앱의 신분증은 △바코드 △운전면허증 사진 △QR 코드로 이루어졌다.
▲패스 앱의 신분증은 △바코드 △운전면허증 사진 △QR 코드로 이루어졌다.

모바일 신분증의 원리는 무엇일까? 김승주<고려대대학원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모바일 신분증은 *블록체인의 원리를 활용한 ‘탈중앙화 신원증명(Decentralized Identifier, 이하 DID)’을 개인정보에 대한 분산 저장 및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즉, DID는 이용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중앙 시스템의 통제 없이 △저장 △제출 △활용하므로 정보의 흐름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영지식 증명 기술을 이용한다면 모바일 신분증에 저장된 개인 정보 중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공하게 된다. 기존의 신분증보다 모바일 신분증에서 개인정보를 지키기 수월하기 때문에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미 모바일 신분증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주무관은 “기존의 실물 신분증은 원하든, 원치 않든 민감한 정보가 노출되지만 모바일 신분증은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해 불필요한 개인정보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런 모바일 신분증은 편의점과 같이 미성년자에게 술·담배를 판매한 사실이 밝혀지면 점주가 피해를 보는 곳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안예원<경기도 안양시 21> 씨는 “미성년자들이 편의점에 타인의 실물 신분증을 가져와 난처한 상황에 놓일 때가 있었는데, 모바일 신분증의 본인인증으로 안심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됐다”며 모바일 신분증 도입을 반겼다.

그러나 모바일 신분증이 우려되는 점도 있다. 김 교수는 “페이스북 계정으로 여러 사이트에 로그인할 수 있는 것처럼 하나의 회사가 개인에 대한 개인정보를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교수는 “DID는 개인정보를 분산 처리해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통신 3사에 집중되고 있으니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DID 기술은 개인정보가 분산될 때 의미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물 신분증이 오래 쓰인 만큼 모바일 신분증이 일상에 자리 잡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DID를 분산하는 것도 남은 과제다. 하지만 이를 보완한다면, 개인 정보 관리에 더욱 편리함을 가진 모바일 신분증을 누릴 수 있는 전자신분증 시대에 살 수 있지 않을까?


*블록체인: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 수많은 컴퓨터에 동시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영지식 증명: 개인 정보는 노출하지 않은 채, 개인정보를 소유한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이다. 

도움: 김덕호<행정안전부 디지털안전정책과> 주무관
김승주<고려대대학원 정보보호학과> 교수
이재희 수습기자 ljhbobo@hanyang.ac.kr
사진 출처: KT 공식포스트, http://naver.me/GslC7y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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