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게임이 뒤섞이다!
일상에 게임이 뒤섞이다!
  • 맹양섭 기자
  • 승인 2020.08.28
  • 호수 1515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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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나이키 플러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이용자의 이동거리만큼 가상화폐를 지급해 자사 제품으로 보상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용자들의 순위를 공개해 경쟁심리를 자극하며 흥미를 높이기도 한다. 이용자들이 직접 나서 주위 사람에게 홍보하기에 이르렀고, 나이키는 이를 통해 극대화된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이용자에게 임무를 제시하고, 이를 완수하면 보상을 주는 게이미피케이션 방식이 최근 상용화되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문제 해결 △지식 전달 △행동 및 관심 유도를 위해 게임의 메커니즘과 사고방식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한 것을 뜻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경쟁심을 이끌어 내고, 과업에 대해 보상을 지급하는 게임 메커니즘을 취하기 때문에 평소 이용자가 실천하지 못했던 행동에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김정태<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이미피케이션을 잘 활용한다면 관심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게이미피케이션은 현재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마케팅
프랑스 생수 회사 ‘콘트렉스’는 ‘다이어트 생수’를 홍보하기 위해 게이미피케이션에 운동을 접목한 마케팅을 선보였다. 이용자들이 광장에 놓인 자전거에 앉아 페달을 밟을수록 영상 속 남자의 형상은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한다. 마침내 속옷을 벗은 영상 속 남자는 보는 이에게 ‘여러분은 2000cal를 소모했습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콘트렉스는 그들의 제품에 대한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남자의 형상이 어떻게 변할지 알고 싶은 이용자에게 자전거 페달을 굴리도록 유도하고 운동이 끝난 이들에게 자사의 생수를 제공한다.

▲ 유튜브 ‘Nestlé Contrex Commercial: “Ma Contrexpérience”’에서 남자가 옷을 벗고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만들어진 수업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수업은 암기 위주 수업에서 탈피해 재미와 효과를 보장하는 참여 위주 수업으로 변모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 △수업 흥미도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김혜진<경기도 자유초> 교사는 장혜원<서울교대 수학교육과> 교수와 함께 게이미피케이션을 교육에 접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김 교사는 수학을 게임처럼 배울 수 있는 ‘분수 컬링 게임’을 제작해 수업에 적용했다. 컬링을 모티브로 두 팀이 신체를 활용해 공깃돌을 던져서 무작위로 과녁에 들어가면 나온 분수값을 합해 결과가 가장 큰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김 교사는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수학 활동은 수학을 어려워하는 친구의 흥미를 자극하고 자신감을 키우게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의미 있게 실천한 공익사업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변화시킬 목적으로 공익사업에도 게이미피케이션이 활용되고 있다. 서울시에서 추진한 ‘에코마일리지’는 △도시가스 △수도 △전기를 절약하면 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김 교수는 “6개월간 절감률이 높은 이용자에게 마일리지를 적립해 시민의 참여를 높인 좋은 사례”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NHN엔터테인먼트는 경기도 성남시 독거노인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은 시간만큼 주민들에게 자사 게임의 가상화폐를 제공한다.

무조건 성공하지는 못하는 현실
우리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그것을 실천해야 하는 유인을 찾긴 힘들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여기서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취약계층에 마일리지로 도움을 주는 게이미피케이션을 초창기에 많이 도입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관련 사업담당자가 바뀌면 게이미피케이션 사업은 방치되거나 폐지돼 흐름이 끊기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특정 목적, 정치적 이슈가 되지 않으면 지속해서 발전하기 힘들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주도해 게임융합 연구자와 협의해 장기적으로 존속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임의 인식도 한 몫 거들지만...
게이미피케이션이 게임 요소를 접목했다는 점에서 이를 게임으로 인식해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권선주<블루클라우드> 대표는 “우리 회사에서 교육용 기능성 게임을 만들었다. 게임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면 사용 기관 내부에서 말이 많아 ‘G러닝’으로 바꿨더니 선호도가 올라갔다”며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하곤 있지만, 게임이라는 용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답했다.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선 게이미피케이션의 다양한 성공 사례를 토대로 좋은 인식을 쌓아갈 필요가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아직 발전하는 단계이다. 김 교수는 “게이미피케이션은 발전하는 과정에 있으므로 앞으로의 많은 활약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권 대표는 “10·20대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게임과 친숙하기 때문에 앞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여가 어려운 분야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줄 수 있는 게이미피케이션이 더 나아지도록 앞날을 기대해본다.

도움: 김정태<동양대 게임학부> 교수
김혜진<경기도 자유초> 교사
권선주<블루클라우드> 대표
사진 출처: https://youtu.be/GimoLDYI_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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